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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쑥언니의 책방
  • 모순
  • 양귀자
  • 11,700원 (10%650)
  • 2013-04-01
  • : 262,788

오래전 TV프로그램 중에서 테마극장인가 하는게 있었다.

‘그래, 결심했어’라는 대사로 유명한데 어느 상황에서 두가지 선택지를 주고 각각의 선택에 따라서 어떻게 진행될 건지를 재미있게 보여준 코믹극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프로그램이 생각인 난 것은 우리네 인생은 TV처럼 다시 되돌아가 리셋 할 수 없어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알고리즘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다시 읽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20대에 읽었던 이 책을 40대에 읽으니 전혀 새로운 책이라는 리뷰를 남기기도 하네요.

저도 이 흐름에 동참해서 읽었습니다.

줄거기를 간략하게 요약해볼게요.

주인공 안진진에게는 쌍둥이인 어머니와 이모가 있습니다.

4월 1일 만우절에 태어난 두 사람은 결혼과 함께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어머니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고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 남편과 삼류 양아치인 아들, 그리고 주인공 안진진을 시장에서 양말 행상을 하며 키우고 있습니다.

이모는 유명한 건축사무소 소장인 남편을 만나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모부는 기념일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도 하고 부인에게 꽃도 선물하는 좋은 남편입니다.

아들과 딸도 공부도 속썩이지 않고 공부도 잘해 미국에 유학을 가 있습니다.

나, 안진진은 지금 두명의 남자를 두고 결혼 대상자로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나영규는 모든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남자입니다.

데이트코스를 미리 검색하고 준비하고 예약하고 시간에 맞춰 딱딱 진행시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안진진은 이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허심탄회하고 다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김장우는 낭만적인 사람입니다.

야생화를 찍으러 다니는 김장우는 연애가 서툴고 안진진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있으며 안진진에게 야생화 사진을 보여주면 설명을 주절주절 하죠.

김장우에게는 본인을 돌봐줬던 형이 있는데 형이 운영하던 여행사가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

안진진은 김장우에게는 자기 가족들의 치부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적당히 평탄한 삶을 살며 누구와 결혼을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안진진에게

이모의 자살소식이 전해지며 생각이 깊어지게 됩니다.

이후 어찌 어찌 진행이 되는데 스포일러라 여기까지만(출판 30여년이 된 책이라도 결말은 보여주지 말아야겠죠)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지속적 슬픔속에서 간헐적 행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라는 문장을 이모와 어머니에게 대비시켜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어머니는 지속적 슬픔과 간헐적 행복으로 사는 사람이 맞아보입니다.

이모는 반대로 지속적 행복과 간헐적 슬픔인 인생같아 보이네요.

그런데 역으로 보아도 말이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지속적 행복과 간헐적 슬픔이고

이모는 지속적 슬픔과 간헐적 행복이라고 판단합니다.

오히려 두분 다 지속적 슬픔이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인생은 그런 것 같아요.

끊임없이 행복한 삶이 있나요?

슬픔만 이어지는 나날이 있을 수가 있나요?

안진진은 이모의 죽음앞에서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비교해봅니다.

안진진의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합니다.

우리도 아마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이다 라는 말이 있죠.

매순간 순간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등등

최선을 고민하지만 선택은 차선인 경우도 많겠죠.

그래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자 모순의 지속인지도 모르겠어요.

도깨비 라는 드라마의 명대사가 생각이 납니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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