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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쑥언니의 책방
  • 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 임진평.고희은
  • 15,300원 (10%850)
  • 2024-11-18
  • : 827

각자가 상처와 슬픔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우연한 계기로

한 장소에 모여 어울려지내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게 된다는

흔하디 흔한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는 정말 평범한 이야기.

참, 신기하죠. 이런 이야기는 늘상 보던 내용인데 하나도 새로울 것 없는데

왜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읽히고 재미가 있을까요?

그래서 일까요? 작가들의 자기소개가 눈에 밟힙니다.

임진평 : 이야기가 만들어 낼 기적을 믿는 사람.

고희은 : 음악이 만들어 낼 기적을 믿는 사람.

기적을 믿는다니 낭만이 충만합니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만났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큰 갈등상황없이 밋밋한 내용이...

blog.naver.com

몇년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더랬죠.

표지 디자인도 비슷하고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따뜻하다는 면에서는 또 결이 비슷해요.

얼마전 독서모임 지인과 나누다 사람들은 왜 행복한 이야기보다 불행하고 슬픈 이야기를

더 좋아할까 하는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제가 이렇게 답을 했었죠.

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 답이 아닐까했어요.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데 불행한 집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풍남동 LP가게에 모여든 사람들도 다들 다른 이유로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주인공인 정원이 가족의 죽음을 겪고서는 본인도 죽을려고 하다 마지막 미션인

아버지가 남기신 LP를 모두 처분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열게되죠.

가게에 우연히 찾아온 손님들은 모두 나름의 상처를 갖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며 해피엔딩을 맞는게 이야기의 큰 줄기입니다.

정말 어디선가 자주 본듯한 내용입니다.

멀리서 지켜보면 행복한 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불행한 이야기.

인간극장이라던가 휴면다큐 같은 TV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장수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아요.

각각의 인물에게 빠져들다 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따뜻하고 재미있습니다.

사족 1.

스포일러가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권력을 등에 업고 나쁜 짓을 한 놈들은 모두 벌을 받지만

진짜 현실세계에서는 정말 일어나지 않는 일이죠. 그래서 일까요, 책에서만이라도 나쁜 놈들이 모두 응당의 죗값을

받기를 원하는 모두의 한마음. 작가들이 기적을 믿는 사람들이라서 그랬을까요?

사족 2.

원석이 죽지 않았다면 아마도 고다림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이 되지 않았을까요?

사무장도 없는 변호사 사무실이 왠말입니까? 작가분들이 너무 낭만에 빠져있나요?

사족 3.

이건 개인적인 아쉬움인데 뒤로 갈수록 호흡이 빨라지면서 전개가 휘몰아칩니다.

모든 서사구조를 압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원고지 매수를 맞춰야 한다는 작가들의 압박감이었을까요?

뒤로 갈수록 작가들의 필력이 딸린다는 느낌을 갖게 되네요.

한편으로는 정안의 교통사고의 진범문제는 열린 결말로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화장실에서 뒤 안닦고 나온 기분일거라서 작가들의 결론 방식에 동의합니다.

사족 4.

저도 요즘 LP에 관심이 있어 턴테이블도 알아보고는 하는데 턴테이블보다 LP가격이 장난아니어서

좀 많이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책의 끝부분에 책에서 언급된 음악들을 LP판 리스트처럼 올려두어서

유튜브라도 이용해서 들어보는 사치를 부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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