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작별
다락방책방주인 2018/12/3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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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별
- 한강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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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19
- : 7,922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자신의 몸에 속해 있지 않다고,
그 주변의 어떤 사물이라고 상상했다. - p.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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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간은 어느 쪽이었을까? 아마도 사이일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희지도 검지도, 뜨겁지도 차지도,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은 사이. 밝은 방과 어두운 방을 가르는 딱딱하고 불투명한 격벽 같은 것. - p.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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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절대적인 사랑은 모성애가 아니라 아기가 엄마에게 품은 사랑일지 모른다고, 신의 사랑이 있다면 그런것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 p.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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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원망할 거라고 생각해봤을지 모르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네가 윤이와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매 순간을 난 명백히 이해했어. 자신을 건설하기 위해 가깝고 어두운 이들에게서 등을 돌리는 사람의 용기를. 정말이야.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어. 같은 방식으로 윤이가 나를 떠났다 해도 난 서슴없이 이해했을 거야. 다만 분명히 알수 없는건 이것뿐이야. 먼지투성이 창을 내다보는 것처럼, 아니, 얼음 낀 더러운 물 아랠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이야,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 - p.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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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금씩 부스러지고 조금씩 녹아내린다. 눈사람의 운명은 녹아서 사라지는 것일 수밖에 없다. #존재와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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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소멸.. 이별.. 사라짐.. 처음부터 그녀는 눈사람이 된 자신이 놀랍지도 않았고 담담하게 받아드리며 눈사람이 녹아 없어지는것에 대해.. 남겨진 이들에 대한 잠시 생각할뿐 그녀의 삶에 미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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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혼자 있고 싶었다. 그녀 자신의 삶이라고 불렸던 몇십 년의 시간에 대해, 잠시라도 제대로 생각을 하고 싶었다. 정말로 집중할 수 있다면, 평소라면 떠오르지 않았을 기억들을 좀 더 되찾게 될지도 모른다. 삼 남매가 회전목마를 타며 서로의 작은 몸들을 껴안았던 순간, 젖먹이 윤이가 깨어나 스물네 살 난 엄마를 고요히 바라보던 여름 아침 같은 순간들을 더.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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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은 어느순간 녹아서 사라져 없어진다.
인간의 삶 또한 영원하지 않고 소멸해가는 그녀인지 눈사람인지.. 헤어짐.. 아름다운 문장들이 가슴안에 녹아 긴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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