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햇살 가득한 다락방

국내 저자가 쓴 수학 교양서들이 좀더 학습 효과에 치중되어 있다면,

외국 수학동화의 번역본들은 뭔가 기본을 건드리고 가는 경향이 크다.

그런 책들은 읽고 나서 당장 수학 점수가 올라간다든가 하는 일은 없지만

다른 수학 책들에 대한 연이은 호기심을 유발하고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이를테면 <수학귀신>이나 <수학대소동> 같은 책들이 그렇다.

<무한도전 신비한 수학탐험> 역시 이런 류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새로운 게 있다면, 이 책은 '무한'이라는 특정 분야를 좀더 깊게 다루고 있다는 것 정도?

'무한'이라는 주제가 사실 어른들에게도 꽤나 철학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사실 아이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까다로운 일은 퍽 요령있게 해내고 있다.

라우라와 톰이라는 남매가 등장해 이것저것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주변 어른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데, 그 티격태격 남매의 일상이

우리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귀엽고 친근하다.

제목에 들어간 '무한도전'은 요즘 최고 인기를 달리고 있는

텔레비전 버라이어티 쇼의 제목을 패러디한 건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보니 '무한'에 대한 '도전'이라는 뜻도 포함된 제목이었구나 싶다.

사실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수학개념들도 종종 등장하고

자투리 과학상식과 수학자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에

초등학생인 내 아이가 혼자 읽기엔 조금 버거워 보였다.

그 대신, 궁금해서 혼자 인터넷이나 다른 책을 찾아보게 하는 효과가 있어

그건 맘에 들었다. 사실 수학동화들 중엔 아이들 각자의 수학 눈높이에 따라

이해도가 각각 다를 것 같은 책들이 꽤 많다.

어쨌거나,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 하는 걸 보니

꽤 괜찮은 선택이었지 싶다.

나 어릴 땐 왜 이런 징검다리용 책들이 없었는지 새삼 약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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