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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ida

12권 리뷰 바로 가기 -> http://blog.aladin.co.kr/demianbo/1550574

멋질 거라고 단단히 예상했지만 예상을 뛰어넘게 멋있었다. 읽다가 가슴이 꽉 막히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우앵. 이번 에피소드는 파사드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다. 파사드의 정체도 조금 드러났고

모든 무장을 해제한 채 절대 비폭력무저항의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는 이 작은 나라에 미사일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미친 군인이 지시없이 깔깔 웃으며 발사 버튼을 누르고, 어차피 저 나라는 무기 없다고 뻥치고 있는데 보복해오면 잘 됐지 하고 있고, 각국 정치가들은 이제부터 시작될 전쟁에 팔아먹을 무기 계산에 신이 난다. 아이들은 에이 씨 남의 생일에 전쟁 나고 난리야 하면서 놀고, 남자들은 앉아서 어느 나라가 참가할까 하면서 게임을 하듯 신이 난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무섭다.) 이 나라 사람들도 혼란에 빠진다. 그러게 비폭력따위는 이상론에 불과했어, 이제 어쩔거야. 하면서.

이야기는 이상론을 포기하지 않은 채, 또한 가장 이상적인 결말을 맺는다. 프란체스카는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한 국가가 행할 수 있는 숙연해질 정도의 이상.

이 이상적인 결말의 이유는 파사드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파사드는 무수히 많은 프란체스카를 만났고 이 차원의 무한한 버전을 경험했었다. 결국 전쟁을 일으킨 세계도 있고 파국으로 끝이 난 세계도 있고, 또는 계속 소규모 사회의 이상을 유지하며 전쟁이 벌어지는 세계속에서 몇 사람들이 조용히 살아가는 세계도 있다. 그러나 파사드는 그 어떤 세계도 지금의 이 세계만큼 빛나지는 않았다.'하고 말한다. 이 결말은 파사드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결말인 셈이다.
단지, 파사드는 프란체스카가 행복해지는 세계만은 볼 수가 없다. 그 이유도 밝혀진다.

이 세계의 여러 다른 엔딩을 준비한 까닭은 저자 자신도 '완전한 비폭력'이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까닭이라고 생각된다. 이 이야기에는 파사드의 다른 자아들 - 늑대, 백조, 용 ... 등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데, 때문에 파사드는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그 어떤 폭력도 신비스런 힘도 행사할 수가 없었다(그 이유도 밝혀진다). 이야기의 주제에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파사드 4,5,6권 중국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파사드가 기억과 자아를 잃을 정도였던 슬픈 경험> 에 관한 이야기다. 파사드 4권이 한국에 나온 게 1997년이다. 10년만에 밝히다니, 이 나쁜 작가야.

이번 12,13,14권은 따로 양장본으로 나와도 좋을만큼 멋진 에피소드다. 멋진 SF이고. 파사드는 앞편을 보지 않아도 에피소드식 구성이라 상관없이 읽을 수 있으니 관심가는 분은 읽어보시길. 파사드에 평행차원에 관한 언급은 자주 등장했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우도 시노하라는 이 평행우주론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세련되게 굴리고 있다.

예찬이 과한가... ^^ 이번 에피소드 취향에 너무 맞아서 환장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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