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숲
유도링 2018/06/0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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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엔 숲으로
- 마스다 미리
- 11,700원 (10%↓
650) - 2012-12-15
: 6,741
2018.06.08
마스다 미리가 출판계에서 한참 열풍일 때 그녀의 책을 여럿 샀더랬지. 그러다 열풍이 광풍이 되었을 때 그녀의 이름이 지겨워져 샀던 책들을 거의 정리하고 지금 남아있는 건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과 [주말엔 숲으로]뿐이다.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을 남겨둔 이유는 치에코씨 혼자, 또는 남편인 사쿠짱과 둘이서 뭔가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였다. [주말엔 숲으로]는 처음 읽었을 때 별 감흥이 없었기에 같이 정리하려다가 숲의 호수에서 카약을 타는 풍경이 좋아서 남겨두었다.
책장에 나란히 꽂아둔 [치에코...]는 때때로 꺼내 읽었지만 [주말엔 숲으로]는 좀체 제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며칠 전 아침, 출근까지 시간이 좀 남아 무심히 책장에 손을 뻗어 꺼내든 책이 [주말엔 숲으로]였다. 여전히 별 감흥 없겠거니 심드렁히 책장을 펼쳤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엉뚱한 이유로 시골로 이사한 친구 집에 불쑥 찾아가서 함께 숲에서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도시에서 받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왜지?
아, 그러고 보니 이제 나에게도 훌쩍 놀러 갈 시골집이 생겼지. 근처에 숲은 없지만, 카약을 띄울만한 작은 저수지라면 있다. 물론 거기서 카약을 탈 일은 없겠지만.
그나저나 나는 숲을 오래 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젠가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작은 호수를 어딘가 숨겨둔 숲을 산책해보고 싶다.
덧1) 이제껏 그녀의 이름을 미스다 마리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나는 단어나 이름에서 ㅏ와 ㅣ를 바꿔서 기억하는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데, 이유가 뭘까?
덧2) 이 책의 후속작인 [너의 곁에서]가 출간된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며칠 전이라면 알아도 사지 않았겠지만, 이미 공감해버린 나는 지갑을 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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