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들 #가제본도서
#이동원
광심이 속내를 드러낸 것은 해환이 정말 다른 세계에 산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태양은 세상에 빛으로 존재하지만 선글라스 없이는 보기가 힘들다. 해환이 가진 명성은 눈부시게 빛났지만 사람들은 해환의 존재를 검은 활자를 통해서만 인식했다 해환은 분명히 존재하나,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광심도 보통 사람과는 다른 세계에 속했지만 해환과는 차이가 있었다. 광심은 지구와 같은 주기로 도는 달처럼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갔다. 지구에선 달의 뒤편을 보지 못하듯이 사람들은 매일 광심을 보면서도 광심이 숨긴 얼굴을 보지 못했다.
광심은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았다. _26p.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형집행, 그 대상자들 중 한바로는 자신이 타고난 살인자라 주장했다. 하지만 한바로 살인사건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선택한 범행 대상이 불행한 삶을 살고 있었던 아이들이었다는 것. 부모에게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대를 받았던 아이들을, 그 아이들의 고통뿐인 삶에서 구해주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는데 그가 일곱 번째 범행 대상으로 택한 아이를 죽이지 못하고 범행에 실패하게 된다. 그 아이의 누나에게 잡힌 것이었는데....
경찰인 옥호의 사건을 옆에서 본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낸 것처럼 써내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작가 주해환, 이후 발표한 소설도 크게 성공하며 영화와 드라마로 성공했지만 얼굴은 절대 드러내지 않는 베일에 싸인 소설가이기도 하다. 해환은 광심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 작품의 스토리를 구상하려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지만, 해환은 광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듯하다. 오래전 한바로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광심. 해환은 광심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될까? 그리고 광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실종사건들이 이어지며 얼굴 뒤에 감춰진 또 다른 얼굴을 한 이들의 민낯을 보여주려 한다. 딱! 궁금해지려는 부분에서 끝나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 소설. 선의 가면을 쓰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악인들의 얼굴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읽어보자.
동류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은 인간의 껍질을 두르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광심은 열 살 때부터 살의를 품고 살았다. 아이들이 흔히 내뱉는 '죽을래'같은 공갈과는 다른 것이었다. 광심은 실제로 사람을 죽일 생각을 했고,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지 연구했다. 광심은 한바로와 미화를 알아보았고, 한바로와 미화도 광심을 알아보았다.
"언니도 나랑 같잖아요. 왜 날 그런 눈으로 봐요?"
(중략)
"사이코패스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아요. 하지만 사이코패스로 태어난다는 말은 믿지 않아요. 언제 멈출지 모를 심장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있어도, 살인자의 심장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없습니다." _37p.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판단한 순간, 사람은 대부분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누구나 진실을 털어놓고 싶어 한다. 거짓말 위에 세워진 삶이란 그 자체가 형벌이기 때문이다. _101p.
#라곰 #소설 #가제본서평단 #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