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빛이우리를비추면 #도서협찬
#사라피어스
유리.
엘린은 다시 커다란 유리 벽에 압도된다. 아이작의 방에서는 숲을 내다볼 수 있다. 눈 덮인 바깥 풍경은 야생의 자연 그 자체다. 눈밭 위로 키 큰 전나무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늘어진 나뭇가지들 때문에 숲 안쪽을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하다. (중략) "로라는 이 방에서 내다보이는 숲을 싫어했어. 숲이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시각을 차단하니까. 누군가 숲에 숨어 있으면 우리는 볼 수 없지만 상대는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도 있어. 넓은 유리 벽과 환한 조명 덕분에 숲에서 보면 이 방이 훤히 드러나 보이거든." 숲을 보면 볼수록 망막에 맺히는 이미지가 왜곡된다. 마치 나무들이 눈앞에서 자기복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_105p.
알프스의 해발 2,200미터 고지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르 소메>, 과거 결핵 환자들을 수용하는 요양원이었던 곳으로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통유리, 기하학적인 선과 면으로 어우러져 혁신적인 건물로 평가받은 곳이기도 하다. 스키, 최고급 스파,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미니버스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을 깎아지른듯한 절벽을 옆에 두고 달려서 도착해야 한다면.. 글쎄...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엘린은 동생 아이작의 약혼파티에 초대받아 애인 윌과 함께 <르 소메>에 도착한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내부엔 요양원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꺼림직하고, 엘린은 동생 아이작과 풀리지 않은 과거의 흔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엘린과 윌이 도착한 다음날 사라진 로라. 어디에도 그녀의 흔적은 없고 혹시 아이작이...? 이 와중에 눈사태 예보로 대부분의 투숙객이 마을로 피신했지만 눈사태가 발생하며 호텔에 고립된 사람들. 로라가 사라지기 전 호텔 직원 아델이 실종되었다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외부에서 경찰이 투입될 수 없는 상황, 휴직 중인 엘린이지만 현지 경찰과 공조하며 수사를 진행해 가고... 고립된 상태에서 희생자는 계속 발생되고,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만 같다.
초반 엘린의 동생 아이작과의 풀지 못한 과거, 직업에 대한 딜레마가 폐쇄 공간이 되어버린 호텔에서 연쇄살인이 발생되고 다음 희생자가 누가 될지 예측도 할 수 없는 터라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다. 과거 요양병원이었다는 설정, 그리고 그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었던 아프고 슬픈 진실... 모두가 외면한 아픔, 이제는 다들 잊은 그날의 눈물이 피의 복수로 돌아오는데... 사건이 다 해결되고 해피엔딩....? 인가했는데 마지막 대박 소름 끼치는 반전까지.. (후속편 있는 건가요?) 시작부터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소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게 해줄 책으로 추천하고 또 추천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하라. 힘든 티를 내면 그것이 사실이 된다. _263p.
"무엇이 진실이든 그 자식은 나를 한없이 비참하게 만들었어. 이 요양원의 의사들처럼 내 자존감을 짓밟아버렸지. 환자들을 낫게 해주어야 할 의사들이 절대적인 신뢰를 역이용해 몹쓸 짓을 벌였듯이." _498p.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고 진실이 가려질 거라 생각했어? 진실을 숨기려 한 사람들은 죄다 공범이야." _501p.
엘린은 그의 존재를 모른다. 호텔에서도 몰랐고, 플런지 풀에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듯이. 정확하게 누가 손을 그녀의 등에 얹어놓은 상태로 꾹 눌렀는지 모른다. 그에게는 익명이 어울린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는 긴장을 풀고, 경계를 완전히 늦출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편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간이 가장 달콤하니까.
행복과 공포 사이의 그 자그마한 틈새가._5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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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