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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앤의 작은서재
  • 드라이브
  • 정해연
  • 11,700원 (10%650)
  • 2025-03-25
  • : 3,095




#드라이브 #도서협찬

#정혜연

여기서 우회전을 해야 했다.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핸들을 돌렸다. 그때였다.

왼쪽에서 뭔가가 눈앞으로 확 끼어들었다. 그게 무엇인지도 인지하기 전에 균탁은 반사적으로 핸들을 틀며 브레이크를 향해 다리를 쭉 뻗었다. 차를 멈춰야 했다. 그런데 차가 굉음을 내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핸들이 돌아간 상태라 차는 인도의 연석을 넘어 위로 튀어 올랐다. (중략)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균탁의 귀를 찢고 들어오는 비명이 있었다. _23p. [노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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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를 죽인 건 우리가 아냐.'

혜정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말이 맞았다. 연희를 죽이고 자신을 불행의 구덩이에 처넣은 것은 연우도 영준도 아니었다. 그 악마였다. 연희를 죽여놓고 목숨 값으로 죄를 벗고자 했던, 기자들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 쇼를 부린,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수를 쓰는 그 악마가 이 모든 일을 만들었다. 그 악마가 연희의 목숨을 끊고, 자신의 숨을 막고, 우리 가정을 파탄 냈다. _91p. [김혜정]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더블>등 속도감 있는 문체와 뛰어난 몰입감, 사회적인 이슈도 놓치지 않는 정혜연 작가의 신간 『드라이브』. 이 소설은 딸을 사고로 잃은 엄마 김혜정과 사망사고를 낸 고령의 운전자 '노균탁'의 이야기로 나누어 전개된다. 이 책은 뒤표지가 없는 책으로 책을 뒤집으면 또 다른 앞표지가 나타나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의 이야기를 읽으며 양측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읽게된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시대,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고령 운전사고의 희생자라고 하니 사회적으로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기도 하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게 들려오는 요즘,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우면서도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던 혜정의 딸이 교통사고로 인해 처참한 시신으로 돌아오고, 아이의 찬란한 미래를 처참히 밟아버린 그리고 자신의 가정을 파괴한 노인을 용서할 수 없다. 피해자 가정의 절절한 마음은 시간이 흐른다고 과연 이 아픔이 치유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가해자의 노균탁의 사정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손주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차 앞에 끼어든 무언가를 피하려다 브레이크가 아닌 엑셀을 밟아 차가 급발진해서 정류장을 들이받아 소녀를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소녀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죄책감 딸과 사위가 공탁금 마련을 위해 집을 팔아야 할 상황에 놓인 걸 알고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모두가 불행할 수밖에 없는 사건은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 우리 모두가 읽고 함께 이야기해 봐야 할 책이 아닐까?

머리는 희끗하고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늘어져 있었다. 어깨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무리 봐도 70대는 넘었을 법한 할아버지였다. _28p. [김혜정]

"실수는 남의 발을 밟는 게 실수야. 물을 엎지른 게 실수라고! 누굴 죽이는 게 아니라!" _53p. [김혜정]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죄를 지었으니 처벌은 받아도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죽은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부모는 평생 멍에를 안고 살아갈 것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심장이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_52p. [노균탁]

#앤드 #넥서스북 #&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추천소설 #드라이브_정혜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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