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사람 수로 음식을 나눠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뭐든지 나눠야 했던 어린 시절에 생긴 오래된 습관입니다. 물론 이제는 양껏 먹어도 음식이 남곤 합니다.
나누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내 것이 셀 수 없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이 식탁 위에 오르면 함께하고 싶은 얼굴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지합니다. (중략)
오늘도 나누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나는 다 못하겠지만 책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_김효은
형제가 많았던 집안의 장녀, 무엇이든 부모님 먼저, 그리고 남은 건 동생들과 나눠야 한다는 교육을 강박적으로 받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나보단 부모님과 동생들을 챙기는 마음이 유난스러운 K 장녀이다. 지금은 어린 조카들이 4명이나 있다 보니 동생, 올케와 모일 때면 '맛있는 게 있으면 자기가 다 먹을 거라고 손도 못 대게 해요.' 또는 자매들 간에도 조금 더 먹겠다고 싸우기도 한다니... 어쩌면 무엇이든 풍족한 지금이 '나눈다'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기 힘든 환경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섯이서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은 좀 피곤한 일입니다.
혼자서 먹으면, 또는 가지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을 누군가와 나눠야 한다는 건 양보해야 하고, 내 것을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게 하는 걸까? 하지만 나눔으로써 생기는 다양한 변화의 과정들을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에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색연필로 투박하게 그린 듯한 그림을 아이들의 시선과 생각으로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우리의 나눗셈에 '부모님'의 몫은 있었던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외동인 아이들이 많은 요즘, 나눈다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림책으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올해 단 한 권의 그림책을 추천하라면 이 책!
🔖`다른 누구와 나누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내 것'이 생긴다는 건 엄청난 일이에요.
'내 것'은 내가 지켜야 해요.
어려운 고민도, 결절에 대한 책임도 다 내 몫이에요.
🔖우리의 나눗셈에서 항상 빠져 있었던
나의, 우리의 부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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