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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
  • 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 우재훈
  • 18,000원 (10%1,000)
  • 2026-05-11
  • : 16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후삼국시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왕건, 궁예, 견훤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 생각난다.

통일신라 말, 중앙의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농민 봉기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지방의 호족 세력이 성장하게 되는 일련에 혼란 속에서 궁예는 후고구려를 세우고, 견훤은 후백제를 건국하면서 후삼국시대가 시작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동안 후삼국시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대부분 왕건과 궁예, 견훤 같은 영웅적인 인물들, 그리고 고려 건국이라는 결과만 알고 있었을 뿐 그 과정이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깊게 알고 있지가 않다. 아마도 다른 시대에 비해 관련 자료나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져 낯설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잘 몰랐던 신라 말 후삼국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당시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책에서는 통일신라 말기의 혼란한 사회 분위기와 지방 호족들이 성장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으며, 왜 후삼국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었다.

단순히 전쟁과 권력 다툼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혼란 속에서 살아가던 백성들의 삶과 각 세력의 정치적 상황까지 함께 보여 주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신라 말기의 혼란 속에서 신라 해적들이 일본을 약탈했던 사건들, 신라가 멸망한 뒤 지금의 경주라는 이름이 태조 왕건에 의해 정해졌다는 사실, 그리고 오늘날 안동이라는 지명 또한 왕건이 내려준 이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역사까지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궁예와 왕건의 관계였다. 궁예는 처음에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인물이었지만 점차 자신의 성공에 도취되어 스스로를 신성화하고, 의심이 많아져 주변 인물들을 제거하게 된다. 결국 그는 백성들과 부하들의 마음을 잃고 몰락하게 된다. 반면 왕건은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넓혀 갔다. 이를 통해 진정한 지도자는 단순히 힘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후백제의 견훤 역시 매우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왔다. 그는 신라 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신라의 수도를 함락시킨 인물이었고, 고려를 공격하며 평양까지 북진하려 했던 강인한 영웅이었다. 비록 마지막에는 아들들의 쿠데타로 인해 몰락하고 망명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지만, 끝까지 부하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자의 난과 견훤의 망명 과정은 특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고려 건국 과정에서 활약했던 숨은 인물들도 소개하고 있었다. 후삼국 최강의 무인이라 불린 유금필을 비롯해 신승겸, 배현경, 복지겸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의 활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왕건 한 사람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수많은 인물들의 희생과 도움이 있었기에 고려 건국과 후삼국 통일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936년 마침내 왕건은 후삼국 통일을 이루어 냈다. 918년 고려를 건국한 이후 불과 18년 만에 후삼국을 통일한 것이다. 그는 궁예를 극복했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견훤마저 포용했으며,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항복까지 받아들이며 비교적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이루어 냈다. 혼란한 난세 속에서 무력만이 아니라 포용과 정치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왕건은 진정한 대정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후삼국시대는 단순히 나라가 세 개로 나뉘어 싸우던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만들어지는 거대한 변화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혼란 속에서도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 했던 인물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고려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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