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삼국지는 그동안 나에게 ‘영웅들의 전쟁 이야기’에 가까웠다. 조조의 책략, 유비와 제갈량의 계략, 관우, 장비의 무용담까지 어릴 때는 그런 장면에만 마음이 끌렸고, 누가 더 강하고 누가 더 뛰어난 장수였는지가 더 중요했다.
이 책 ‘삼국지 인생공부’는 내가 알고 있던 삼국지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게 만든 책이었다.
삼국지를 떠올리면 흔히 전쟁, 계략, 의리, 영웅 서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책은 그 장대한 역사 한가운데 ‘심리’라는 인간의 마음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다.
조조의 냉정함, 유비의 공감 능력, 사마의의 인내, 제갈량의 원칙주의까지 각 인물의 선택이 단순한 성격 묘사가 아니라, 심리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였다는 설명은 설득력있게 우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유비였다. 유비는 전투에서는 번번이 졌고, 늘 떠돌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끝내 왕업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되었다. 책에서는 그 이유를 유비가 가진 ‘민심을 읽는 감각’, 다시 말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능력에서 찾는다.
조조에 대한 해석도 다시 생각해볼 만했다. 우리는 조조를 흔히 ‘간웅’이라 부르며 악역에 가깝게 기억하지만, 이 책은 조조를 정보를 읽고 타이밍을 잡을 줄 아는 리더로 바라본다. 혼란의 시대에는 감정보다 냉정한 판단이 더 큰 용기였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제갈량 역시 완벽한 책사였지만, 지나친 원칙주의가 결국 그의 약점이 되었다는 분석 또한 흥미로웠다. 이 지점에서 깨달았다. 영웅들의 명암은 곧 인간의 그림자이며, 그들의 한계 속에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 있다는 것을......
책을 읽는 동안 첫장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지혜’ 세상을 읽는 통찰 편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남는다.
돌이켜보면, 삼국지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것도 결국 심리와 흐름을 읽는 능력이었다. 그런데 이 메시지는 지난 역사속 이야기에서만 끝나지 않고 지금 우리의 일상속에서도 계속 진행형이다.
회사에서도, 가족 사이에서도, 친구 관계 속에서도 사람의 심리를 읽지 못하면 관계는 쉽게 무너지고, 상황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다.
유비, 조조, 제갈량은 이미 오래전 역사속 사람이지만, 그들이 남긴 선택의 결과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삼국지는 영웅담이라기보다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할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꺼내준 좋은 안내서였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남기게 되었다.
“나는 지금 사람을 얻는 방식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을 잃는 방식으로 살고 있는가?”
더 이상 삼국지는 옛날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마음을 다뤄야 하는 이유, 그리고 마음을 잃었을 때 벌어지는 비극을 알려주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