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비오는 유칼립투스 숲

지난 7월 초(정확히는 6일)에 영화 <호프> 무대인사+상영 예매에 성공한 후 <호프>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호프>말고도 봐야 할 영화는 차고 넘치니까. <호프>는 7월 15일에 개봉했고, 무대인사는 그로부터 2주하고도 3일 후인 8월 1일. 나홍진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개봉 2주 뒤에 보든 3주 뒤에 보든 큰 상관이 없기도 해서 예매 후에는 <호프>에 대해선 거의 잊고 있었다. 그 2주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도 영화 보고 나서 찾아보고 알았다. ㅎㅎㅎㅎㅎㅎ 이동진 ㅎㅎㅎㅎㅎㅎㅎㅎㅎ(이동진 싫어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는 최소한으로 접하고 영화를 보는 편이다. 영화 보기 전에 제일 중요하게 확인하는 건 '러닝타임' !!! 불필요하게 긴 러닝타임의 영화=감독의 자의식 과잉+우유부단함의 대참사라는 걸 긴 영화들을 보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길게 찍고 싶으면 넷플리스랑 협업하라고!!!! 4부작짜리 드라마로 만들라고!!!! 


<호프>를 보기 전에 알고 있었던 정보는 러닝타임 156분과 제작비가 엄청나다는 것. 영화를 보고 나서야 SF라는 걸(외계인 나오는 거 알게 됨) 알았다. 내가 영화 예매하는 사이트의 영화정보에는 장르 표기되지 않음. 내가 아는 나홍진은 사람 오감 불편하게 하는 소리(장면) 꼭 있고, 집요하게 쫓고 쫓기며(도무지 영문을 모르겠고) 매우 원초적이다는 거. 인간은 전두엽보다는 오장육부와 피부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는 전제하에 오장육부의 불쾌와 쾌감만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다시 말해 그런 점들이 내 취향과는 정 반대라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영화를 굳이 챙겨 보는 이유는 연간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100편 정도 되기 때문에 100편 순위 안에는 들기 때문. <크라임 101> 같은 것도 극장에서 보는데 그에 비하면 <호프>는 육촌이여. 육촌인데 안 봐? 봐야제!! 


<호프>를 다 보고 나서 내가 한 생각은 나홍진 너무 곱게 자랐다 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곱게 자랐다는 것의 구체적인 뜻은 돈이 귀한 줄 모른다는 것!!! 저따위 시나리오(대사)로 수백억 투자를 받아내다니 역시 아재 천국 한국답달까 ㅋㅋㅋ. 700억짜리 아재개그라니(투자 배급 중앙기업 플러스엠ㅋㅋ. 망하는 기업에는 아재개그 취향의 아재가 반드시 있다! 뭐 그런 공식인가.)... 넷플릭스였다면 이 시나리오(아재개그 포함)에는 10억도 투자 안 했을 것이다. <호프>의 문제는 영화 배경만 새마을&반공이었어야 하는데, 감독의 관객에 대한 이해도도 한국영화가 방화라고 불리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3S 정책 같은 걸로 사람들을 바보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식의. 쯧쯧. 하긴 스티븐 스필버그도 <디스클로저 데이>를 찍었는데 그에 비하면 나홍진의 <호프>는 그러저럭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홍진 감독이 넷플릭스에서 투자 받고, 돈 귀한 줄 알고, 고강도 트레이닝 받으면 훌륭한 아재(요즘 유행어로는 늙크크인가)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한다만 그전에 넷플릭스가 나홍진이랑 계약할까? 안 할 듯. 새마을&반공 세트 만드는데 돈을 다 써버리는 데, 그런 철부지 감독이랑 계약하겠니. 어휴... 아재요, AI 영화제 영화도 좀 보고 하셔요. 

ps. 연상호 각본의 넷플릭스 드라마 <가스인간>이랑 너무 비교되서 웃펐달까. <가스인간> 10점 만점에 10점!! 다 보고 나서 울었다. 지금도 생각하니 너무 애잔함 흑흑.


<호프>는 대사 없는 무성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사가 없는데(배우들 대사 외우느라 고생한 건 없겠다고 영화 보면서 생각함) 그것은 아마도 전작 <곡성>에서의 다섯 마디 "뭣이 중한디" 탓이었을 거라고 추측해 본다. 저 대사의 대히트가 나홍진에게 독이었을 거라는 것. 이번에도 또 어부지로 하나 얻어걸리겠지 하는 안일함으로 대사 썼을 것이다. '대사? 뭣이 중한디? 흥 칫 뿡!' 했을 것이다. 관객들은 단순한 대사를 좋아해. 고뇌해서 쓸 필요 없어. 뭐 그런 요행을 바랬던 듯. 

ps.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에서 단 세 글자(마침내)로 대히트 대사를 만들었는데 그 세 글자가 좋은 대사인 이유는 영화 전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제작비 700억(추정), 촬영감독 홍경표인데 눈이 즐겁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하지만 영화가 눈만 즐거우면 되는 건가? 얼마 전에 영화 <퍼시픽션>(165분)을 보고 들었던 생각 '이 영화는 눈이 즐거운 거 말고 다른 건 뭐가 있지?를 <호프>를 보면서도 했다. 


<호프> 너무 길어서 좀 많이 질린다. 30코스 정도 되는 미슐랭 식당 같달까. 너무 과하다. 스테이크 다음에 또 스테이크 그다음에 또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다음에 또 아이스크림 또 아이스크림 같았던 영화다. 조인성이 말을 너무 오래 탄다던가, 자동차 추격신이 복붙처럼 하염없이 반복된다던가, 그 사이사이 주인공의 TTS처럼 여겨지는 대사 연기 ㅜㅜ, 외계인이 너무 다른 영화나 만화의 표절 같다던가, 등등을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걸까? 그래서 자의식 과잉이 되다보니 러닝타임 156분의 대참사 발생!!! 3~400억 정도에서 러닝타임 110분이었다면 별점 7점이 아깝지 않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호평이 압도적으로 많았을 텐데. 아무튼 별점 7점 정도는 된다는 말인데, 700억에 7점이면 졸작아닌지? 하지만 뭐 스티븐 스필버그의 <디스클로저 데이>보다는 나으니까 ㅋㅋㅋㅋ 


모든 영화가 시네마테크가 된 듯하다. 다시 말해 2026년 작품이지만 1986년 작품으로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고색창연하다는 것.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하는 옛날 영화들이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화면에서 배우가 구현할 수 있는 장면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영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100살이 넘었고 이미 진즉에 그 한계에 도달했기에, 2026년에는 뭘 하든 옛것의 반복일 뿐이라는 것. 기껏 한다는 것이 옛날을 치밀하게 고증하는 것에 돈을 처바르는 것 말고는 없다는 것. 그 슬픈 예감을 정확하게 증명한 것이 나에겐 영화 <호프>라는 것. 더 이상 새로울 수 없으니 양으로 승부 보겠다. 30코스 아니 40코스 아니 한 끼에 5만 칼로리 대 먹방 파티를 열어 보겠다. 관객들이여 토할 준비나 하셈. 10년을 고뇌한 끝에 내린 결론. 시발 새로운 영화가 어딨나. 영화의 클리세와 공식을 최대치로 보여주겠다! 우리가 잘 아는 외계인(오오 아기 이티 ㅋㅋㅋ) 거대한 우주선,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성기는 절대 죽으면 안 된다는 50대 개저씨의 비아그라적 욕망인가? 700억짜리 개저씨의 성희롱 처절하다 처절해.), 계속 리필되는 총알, 뭐든 명중 시키는 명사수 등장인물들. 무엇 하나 공식에서 벗어나는 게 없어 ㅋㅋㅋㅋㅋㅋ 



아래는 소소하게 이 영화의 싫은 점. 

1)임현식 배우의 설사 장광설(영화 플란다스의개 오마주인지 패러디인지 짜깁기인지) 항문기??

2)주인공 이름 성기, 성애(남근기???) 추가로 진격거 외계인의 성기 확인 장면과 너절한 농담 "아무것도 없네."(황석정 대사)

3)성기가 남이여? 육촌이여 육촌(이 대사 듣자마자 시발 좆같네라고 속으로 외쳤다. 이런 건 드라마<맨 끝줄 소년>의 허문오 교수님이 '이런건 쓰레깁니다.'하면서 첨삭해줄 것이다. ps.황동만이 늙으면 허문오 됨.) 아재??????

4)밥버거 같은 걸 느닷없이 주기적으로 먹는 성기(먹방이야 말로 나홍진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다라고 아우성 치는 것 같았다, 황해 하정우의 감자 먹방을 넘어서야햇!! 설마 조인성이 황소 다리뼈 들고 진격의 거인이랑 싸우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얼마나 조마조마 하던지), 먹방신 욕심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놀랐다. 구강기?????? 

5)호포와 호프의 말 장 난 (심지어 호포는 부산지하철 2호선 역 이름에 이미 있다) 아재????


이걸 어쩌면 좋으니... 


ps. 황석정이 전기톱 들고 진격거 외계인 조각내는 장면에서 나는 노캔 에어팟 꼈다. 이런 식으로 오장육부의 불쾌를 유발하는 점이 내가 나홍진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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