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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충청
숨 가빴던 쌍용차 투쟁, ‘백서’로 되살아나
[책]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
2010-01-27 14시01분 정재은(eun@cmedia.or.kr)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노동자역사 한내가 함께 투쟁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넉 달간 구슬땀을 흘려 그 노력의 결과로 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인 ‘해고는 살인이다’를 펴냈다.
쌍용자동자지부 77일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는 2009년 5월 22일부터 2009년 8월 6일까지 옥쇄파업을 전개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의 투쟁 준비와 과정, 의의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총 448쪽에 달하는 갈피마다 쌍용차 조합원들의 투쟁 사진을 배치하고, 쌍용 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의 투쟁 준비와 과정, 의의를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책 권두에는 화보를 구성했고, 부록에는 투쟁일지와 옥쇄파업 참가자들의 명단을 실었다.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은 경제공황기에 자본에 닥친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책을 펴낸 ‘노동자역사 한내(이하 한내)’는 “2009년 한국 사회 한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노동의 가능성을 보여준 투쟁이다. 77일 투쟁을 되돌아보고 기록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애착과 아쉬움이 아니라, 소중한 경험을 미래의 더 나은 실천과 민주노조운동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펴낸 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최근 들어 가장 격렬했던 노동자 대중투쟁이었다. 이 투쟁을 역사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이 종결된 후, 쌍용자동차는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졌다. 순식간이었다. 사실대로 기억하기 위해서 투쟁백서가 필요했다. 자기 역사는 자기 스스로 써야 한다. 노동자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노동자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내 관계자는 ‘백서’가 사실에 바탕을 두고 투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인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조심스레 전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사법 처리 문제와 작업의 공개 문제라는 난관도 있었다. 구속자들의 사법처리 문제와 계속되는 검찰의 추가 구속 때문에 자료의 공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투쟁 주체들이 구속되어 있어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 소식지, 각종 정책자료, 사업보고서, 언론 기사 모음, 사진, 동영상, 회의자료, 회의록, 각종 교안, 공문, 홈페이지 게시판 의견, 파업 프로그램 등을 2개월간 수집하여 2개월에 걸친 분류 작업을 통해 엮은 17권의 ‘쌍용자동차지부 투쟁자료집’, 조합원 17명의 구술과 4명의 연대단위 면접, 조합원 13명의 서면질의와 면담, 구속되어 있던 한상균 지부장의 서면질의 등을 하며 책을 완성해 나간 것을 봤을 때 백서는 깊이 있고 폭넓은 쌍용자동차 투쟁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끈질긴 노력의 결과물로 완성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내는 “아직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백서작업 또한 끝은 아니다. 이 백서를 통해 쌍용자동차지부 동지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평가하기 위한 시작을 알리는 것뿐이다. 이제 민주노조운동의 주체들이 이 투쟁을 올곧게 계승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고 바램을 전했다.
2008년 8월 23일 창립한 한내는 노동운동역사자료를 수집하고 증언을 채록하며 노동운동사 집필부터, 자료 전산화까지 우리 노동운동을 역사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