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이 배경이기에, 한동안 펴기만 해도 먹먹해져 차마 읽지 못했지만, 용기를 내어 마침내 끝까지 읽었다. 치빌하게 공부한 흔적들이 한강 작가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쓰여져 있었다. 경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잔혹한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며, 잊히지 않은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읽는 내내 무거운 슬픔이 가슴을 짓눌렀지만, 한강의 시적인 문체와 생명력 넘치는 묘사가 희미한 희망의 빛을 비추기도 했다. 읽기 어려웠지만(무려 일주일이 넘게 책을 쳐다보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완독에 의의를 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