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동글동글 동글이~
  • 나무 사이
  • 박수인.지유진
  • 15,300원 (10%850)
  • 2024-06-14
  • : 738



이 책은 회사를 그만두고 목공방을 연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회사가 체질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지만 번아웃은 느닷없이 찾아왔고, 문득 새로운 것을 배워보자는 생각에 도전하게 된 분야가 목공이다. 특히 자기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한다는 목공의 매력을 알게되자 회사에서 이전과 같은 삶을 살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게된 저자는 그렇게 목수에 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목수로 취업해 출근한 공방은, 통근거리가 멀거나, 여성을 위한 기본 시설 (화장실)이 없거나, 주요 업무 대신 반복적이거나 검수하거나 청소, 커피타나르기 등의 일을 시키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저자는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했다. 그때의 시간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고, 더 단단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다 자신만의 공방을 만들게 된다. 다행히 혼자가 아니라 같이 살고 있는 ‘동생’과 함께 하는 길이다. 모르긴 몰라도 50곳도 넘는 창고를 둘러보았고, 여러 준비과정 끝에 2019년 10월 ‘카밍그라운드’가 탄생했다.

가구라는 것에 대한 생각과 지향점, 그동안 만들어 낸 가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너무 궁금해져서, 카밍그라운드의 인스타를 찾아 들어가보았다.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의 가구들이다. 특히 ‘엄마의 서재’는 나도 하나 갖고 싶고, 이걸 받으면 좋아할 것 같은 사람 얼굴이 벌써 몇 명씩이나 떠오른다. 무엇보다 테이블 하나를 얘기할 때도 ‘명사로서의 테이블’ 이 아니라 ‘동사로서의 테이블’이 되어 테이블에서 ‘~하다’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좋은 가구는 우리를 좋은 삶으로 데려다준다고. 우리집을 둘러보며 내가 이 가구들을 어떤 마음으로 고르고, 어떤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야 카밍그라운드에서 가구를 사보더라도, 지금은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감사하며 잘 돌보겠다고. 가구만이 아니라 나의 삶과 태도또한.

체력에 대한 부분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나는 일개 회사원일 뿐이지만, 몸으로 하는 일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사실 모든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이라는 것,  무조건 체력이라는 점에는 100% 공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면 그냥 계속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체력은 필수다.

목공은 한번도 도전해본적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은 기회가 있을것 같진 않다. 그러나 중요한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시도해보고, 계속 버티고, 그렇게 성장하며 나아가는 것에 대한, 삶과 일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를 먼저 성찰해볼필요가 있는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한발짝 더 나아가볼, 조금 더 버텨볼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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