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너무 재미있다.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에세이는 저자가 ‘움직이지 않는 삶’에서 운동을 통해 조금씩 체력과 근력을 쌓아가며 서서히 ‘운동 좋아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듯 수영을 제일 꾸준히 했는데, 사실 수영에 정착하기 전까지 실내 사이클이나 줄넘기, 홈트, 헬스장, 필라테스 등을 거치며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내는 여정이 있었다. 근데 이 과정이 또 너무나 유쾌하다. ‘초간단 5분 복근 운동’이라는 제목에 낚여 영상을 재생했는데, 선생님에게 ‘초단간’의 뜻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는 얘기도, ‘김수열 줄넘기를 사볼까’하는 내용이 넘 웃긴데 몹시 공감이 갔다. 게다가 부위별 홈트 영상을 따라하며 가장 많이한 생각이 ‘여기에도 근육이 있구나’였다는데, 이 깨달음을 건강쟁이 친구에게 전하자 그 친구가 하는 말, “근육은 어디에나 있지. 네가 안 쓸뿐”. 아, 정말 깔깔거리며 읽었다.
그렇게 여러 운동을 거치다가 수영을 배우게 된다. 책을 읽는 나도 ‘이게 되려나’ 싶었는데, 결론만 얘기하면 ‘된다’. 저자는 본인의 목표가 ‘꾸준히 운동하기’, 단지 그것 하나뿐이었기에 일주일에 세번씩 꼬박꼬박, 한번도 결석하지 않는 놀라운 업적을 세운다! 어느 새 25미터 레인 끝에서 끝까지 헤엄치고, 집에 돌아오면 잠이 쏟아지지도 않으며, 자유형, 배영, 평영을 거쳐 접영까지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정말 몸소 터득한, 될때까지 하면 된다는 진리!
꾸준히 운동하며 얻은 것은 체력과 근력뿐만이 아니었다. 본인이 그때그때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소소한 성공경험이 누적되며, 여태껏 시도하지 않았던 일에도 기꺼이 뛰어들게 된다. 가령, 6년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던 운전면허 취득을 한 달만에, 한번의 탈락도 없이 하게 되었다. 조금 더 걸을 수 있는 용기와 체력을 바탕으로 여행을 가서도 그 경험이 현저히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아주 조금 나아진 미세한 변화가 삶의 궤도를 완전히 틀어버렸다고 했다. 교육자이기도 한 저자는 본인의 삶이 좋아진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학생들이 몸을 쓰는 기쁨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현장을 바꾸는 일도 하고 있다니, 단지 개인차원의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는 나는 조금은 부끄러웠다.
운동의 목표는 건강이어야한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해왔다. 운동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외면했던 내게 다시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이다. 운동을 미루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을 꺼내볼 예정이라는 추천사가 몹시도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