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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동글이~
  •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
  • 조현영
  • 16,650원 (10%920)
  • 2024-05-17
  • : 1,825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아직 초등학생이던 시절, 학원 원장님이 부모님께 피아노 전공을 시키고 예중을 보내자고 제안했던 적이 있는걸 보면 아주 재능이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다만 우리집은 예술계열로 진학하는 나를 지원해줄만큼 부유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취미의 영역으로 남았다. 그 자체로 아쉬운 점은 없으나, 서서히 클래식과 거리가 멀어진 점은 아쉽다.

이 책은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인문학 강의를 하는 예술강의기획사의 대표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의 아들에게 전하는 인생에 대한 얘기다. 제목부터가 그렇다.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 클래식을 소재로 하여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오롯이 담겨있다.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들에 대한 지식도 추가됨은 물론이다. 각 장마다 저자가 추천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가 같이 들어있었는데, 그 모든 곡을 하나하나 다 듣느라 책을 읽는것이 오래걸렸다. 아니, 이 책은 빨리 읽지 말고 천천히, 음악을 즐기며 읽을 필요가 있다. 사실 나 자신은 클래식에 대해 어느정도 조예가 있다고 생각했다. 피아노곡에 한정되어 있지만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꽤나 안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인간관계, 사랑, 일과 성공, 취향 가꾸기 등을 다룬다. 단지 음악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작곡가의 삶과 곡이 나온 배경 등을 포함하기에 글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잘 읽힌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클래식 음악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하기 때문에 갈무리해야 할 구절도 너무도 많았다. 예를들어, 슈베르트의 곡은 제목은 모를지언정 대부분의 사람이 들어봤을테지만, 슈베르트의 삶은 개인 피아노 한대 없이 이집 저집 전전하며 작곡을 하는 가난한 음악가였다는 사실은 잘 모를것이다. 그런 슈베르트를 보며 인생이 불공평하다 불평하기보다 내가 지나온 시간을 냉정히 평가하고 수용하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또 어린시절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야만 할것 같은 연주자의 경우도 모두 그런것은 아니라는 예도 제시한다. ‘후지코 헤밍’이라는 피아니스트는 무려 60세에 데뷔했고 87세가 넘은 나이에도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다. 그렇다면 나이조차도 핑계가 되지 않는것이다. 그녀를 통해 누가 뭐라든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태도도 배울 수 있다. 책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이런 식이라서 도대체 버릴 구절 하나가 없다.

클래식, 즉 고전은, 그게 음악이던 문학이던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것이다. 수백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검증되었으니 이제는 적극적으로 향유하면 된다. 저자는 인생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근사한 것들 중 대표적인것이 독서와 클래식 음악이라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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