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책읽기)에 비해 아웃풋(=서평)이 현저하게 적은 사람의 하나로서 글쓰기, 특히 에세이 쓰기는 항상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이다. 요즘엔 글을 쓰는 사람도, 책을 내는 사람도 많은데 정작 나는 글 한편 제대로 쓰기 어려워 항상 선망의 대상으로만 삼고있기도 하다.
이 책은 글쓰기 워크숍에서의 에세이 강연 내용을 토대로 하여 매일 10분씩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별로 창작노트가 준비되어있는데, 상당히 구체적인 미션을 주고 있어서 매일 꾸준히 시간을 들여 써본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강좌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매일 혹은 꾸준히 쓰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남이 쓴 에세이를 읽으면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써보려 하면 웬걸, 결코 쉬운일이 아닌 것이다.
작년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솔직하게’ 쓴다는 것이 어디까지 수위를 조절해야하는지를 몰라 어려웠고, 그 다음으로는 소재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다른 수강생들은 독립출판까지를 염두에 두고 한 가지 주제하에 여러 개의 글을 쓰는 방식을 택했지만 나는 그냥 ‘매일 글쓰기’만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솔직히 글이 잘 써질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자유 주제라고는 해도 막상 쓰려면 잘 떠오르지 않아 힘든적이 많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본, 반드시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라는 조언은 작년의 기억을 되살리며 큰 도움이 되었다.
글을 마무리하는 것도 항상 어려웠는데, 마지막 문단에 대해 이 책에 정리된 내용을 보니 조금은 다양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내가 쓰는 글을 되짚어보면 항상 서사에 집중했는데, 서정적인 접근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므로.
그러고보면 에세이가 아무리 자유로운 형식이라고해도 어느정도의 틀을 잡아놓고 쓰는 것은 초보자인 나에게는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글을 다시 꾸준히 써보고 싶다 생각했으니 작지 않은 수확이다. 무엇보다 ‘그대가 노는 물에 따라서 그대의 글도 달라진다’는 이외수 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며, 일단 잘 사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