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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동글이~
  • 섬 의사의 사계절
  • 문푸른
  • 15,120원 (10%840)
  • 2023-09-11
  • : 165

‘슬의생’을 재미있게 봤다. 지금도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런데 섬에서의 의사생활이라니, 더군다나 초보의사라면 젊은 의사선생님일텐데 싶어 궁금했다. 문푸른 작가님의 이력도 독특하다. 천문학과를 졸업했지만 다시 의대에 진학한 경우다. 이 책은 표지부터 멋졌다. 처음에는 막연히 그냥 예쁘다는 생각이었지만, 책을 다 읽고나니 책의 내용이 그림 하나로 요약되는 느낌이다.  

책은 인턴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정말 이런 생활이 가능한가 싶었다. 어느 달에는 하루에 3시간 이상 잔적이 없고 주 100시간이 넘게 일을 했다고 한다. 개인생활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잠조차도 제대로 잘수 없는 생활.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를 받고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고. 게다가 과별로 다르긴해도 군대식의 상명하복 문화는 비합리적으로 보인다. 결국 다양한 과를 돌고나서도 가고 싶은 곳이 없었던 작가는 전공의 지원을 포기하고 입대를 하여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게되었다. 그렇게 연고도 없는 섬에 배정받게 된 것이다.


섬이라하면 항상 바다를 볼 수 있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겠으니 좀 쉴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를 갖고 읽어나가는데, 오히려 예상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라 놀랐다. 가령 나는 공중보건의가 병역법, 공무원법, 의료법에 모두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으며, 더군다나 법 내용이 각각 상충되는 경우도 있다고해서 더욱 놀랐다. 그럴 땐 어떤 법을 우선해야 하는가..? 의사로서 소신에 맞게 역할을 하기보다 법을 걱정해야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런지..


게다가 섬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낭만적인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섬은 특유의 텃세가 심하고 거칠다. 오죽하면 작가는 섬이 무서워졌다고, 여러 차례 살해의 위협을 느꼈다고 할까.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겠지만 그래도 섬 생활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 다르구나 싶었다.

게다가 육지로 나가는 것도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작가의 연애이야기도 읽다보면 안타까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너무도 애틋하고, 그러나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했던 나날들. 꼭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기록으로 남겨둘만한 소중한 기억들.


시설도 약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섬 병원에서의 생활은 작가가 더 성숙한 의사가 되는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섬의 유일한 의사라는 자부심, 그리고 의학적 지식과 소신을 무기로 견딘 시간들이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이다. 작가는 분명 좋은 의사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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