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출판사(야다북스) 『토브 처치』가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 안에서 방관해 온 악한 교회 문화를 지적했다면 『정치에 빠진 교회』는 최근 대통령 탄핵 사건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된 '교회의 정치화'에 대한 기독교 안에서 반성과 교회가 교회답게 되기 위해 '교회의 진정한 사명'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정치에 빠진 교회』에서는 '교회의 정치화'를 비판하며 한국 교회사에서 교회가 중심을 잃고 본격적으로 정치와 타협했던 시기를 학술적 근거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고 있다. 단순히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초기 한국 교회의 시작이 되었던 1880년대부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회의 여정을 조목조목 살피며 왜 한국 교회가 결정적인 순간에 빛과 소금의 역할보다는 정치에 예속화가 되었는지를 자성하는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정치에 빠진 교회』를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읽어내기가 참 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자칫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얼굴의 민낯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더더욱 꼴불견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는 교회의 현실을 알기에 기독교계 안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정치에 빠진 교회』에서 다뤘다는 점은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외면하고 싶고 적당히 덮어 버리고 싶은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의 기독교가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정치화'에 대해 애정 어린 비판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에 빠진 교회』를 집필한 다섯 명의 저자들은 아마도 한 줄 한 줄 문장을 써 내려가면서 자신이 비판한 내용들이 과연 논리적 근거가 정확한지를 누구보다도 더 자세히 살펴보았을 것이며 더구나 한국의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는 일에도 많은 문헌과 자료들을 살펴보았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의 한국 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국 안에서의 상황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을 포함한 세계의 기독교 동향을 살피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히틀러 정권 당시의 독일 교회의 모습,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교회, 1930년대 신사참배를 묵인하고 인정한 일제강점기 시대의 한국 교회의 모습의 공통점은 하나님보다 국가, 민족을 우선한다는 명목하에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본 교회를 추구하고자 했던 시도였다는 점이다. 교회의 정치화를 자리 잡게 했던 독일, 미국, 한국의 모습은 국가와 교회의 존재 목적을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도 나타난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오래전부터 교회가 추구해 왔던 방향이었지만 교계의 지도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원칙을 지켜가지 못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정치에 빠진 교회』를 통해 우리 교회가 교회다워지기 위해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야 됨을 깨닫게 된다. 교회는 오직 주 예수의 십자가만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가 정치에 종속되거나 전락될 경우 교회는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이다. 독일 바르멘 신학 선언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해 말한 내용 중에 '교회는 국가의 기관이 되려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는 고백은 교회가 다시 교회가 다시 성경적인 본보습을 찾아야 한다는 절절한 외침이기도 하다.
결코 종교는 이념이 될 수 없다. 종교가 이념이 되는 순간 폭력을 용인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가 '종교성'을 나타낼 때 성경적이지 않고 힘의 논리를 드러내게 된다.
교회가 전해야 것은 정치가 아니라 복음이다.
'정치의 언어가 아닌 진리의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