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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첫 책 만드는 법
  • 김보희
  • 10,800원 (10%600)
  • 2023-10-24
  • : 1,082


우연찮게 첫 책을 출판할 기회를 얻은 적이 있었다. 편집자님과 4~5개월 전화로,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책을 내고 싶다는 의욕만 앞선 나머지 1~2쪽짜리 출간 계획서만 작성한 상태였다. 쓸 내용도 무궁무진하고 이 책 정도면 시중에 잘 팔릴 것 같다는 나만의 느낌으로만 충만한 상태였다. 편집자님과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책 작업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점점 편집자님의 요구사항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출간할 날짜는 정해져 있었기에 마음만 급한 상태였다. 내 이름이 박힌 책이 나올 환상만 꿈꿨지 책 내용의 퀄리티를 높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편집자님이 무척 고생했으리라.

당시 편집자님께서 내 원고를 보고 얼마나 답답하셨는지 참고가 될 만한 책까지 보내 주셨다. 하루아침에 글이 나아질 리가 없었다. 속으로 편집자님만 원망하며 꾸역꾸역 주문하시는 방향으로 원고를 다듬었다. 내가 보기에는 잘 쓴 원고인데 과감히 잘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실망이 컸다. 어떻게 쓴 글인데...

겨우겨우 첫 책이 나왔다. 모두 편집자님 덕분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깨닫게 되었다. 편집자님을 나를 돕는 사람으로 여겼지 파트너요 협업하는 사람으로 조언자로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두 번째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할 때였다. 두 번째 원고를 다수의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역시 돌아오는 답변은 동일했다. 분명한 거절이었다. 『첫 책 만드는 법』에서도 나와 있듯이 편집자와 출판사가 투고된 원고를 채택할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출간할 일정이 미리 짜여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인 작업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메일로 느닷없이 투고된 원고를 꼼꼼히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힘들게 쓴 원고를 받아줄 출판사를 찾지 못했을 때 오로지 혼자서 다시 원고를 다듬고 수정해야 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다. 만약 두 번째 책이 편집자와 협업하여 세상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첫 책 만드는 법』은 편집자가 하는 일, 편집자의 기획 방향, 고충, 첫 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담아냈다. 첫 책을 내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출판사와 편집자는 지금도 늘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원고를 찾아다닌다. 시대의 흐름과 독자의 기호에 딱 맞아떨어지는 글을 책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사방에 그물을 던져 놓고 있다. 편집자의 기획 그물에 걸리는 원고를 쓰기 위해 예비 작가들의 노력도 필요할 듯싶다.

참고로 『첫 책 만드는 법』의 펴낸이(편집자)는 조성웅이다. 이제야 깨알처럼 작게 쓰인 편집자님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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