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만큼 아이들도 힘들다. 아이들도 다 안다. 부모가 왜 힘들어하는지. 다만 표현할 방법이 다를 뿐이다. 소위 사춘기를 맞이하여 껄렁한 청소년을 향해 돼 먹지 못할 놈이라고 쉽게 말한다. 버르장머리 없는 심히 장래가 걱정이 되는 놈이라고 아예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어른들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평가한다. 어른들도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고민을 잠시 벗어나고자 평소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하지 않는가. 아이들도 사람이다. 힘든 것을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뿐이다. 윤리적인 잣대로 날카롭게 보는 시선 대신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기다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어리다고 생각 씀씀이도 어린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어른만큼 생각이 깊다. 가족이 행복했으면 바라고 걱정 근심 없는 가정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어려움을 맞이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의 힘으로 버틸 수 없는 환경에 놓일 때가 있다. 아이들도 알만큼 다 안다. 가족 모두가 힘들 때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이 바로 아이들이다.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내색하지는 않지만 온통 부모 걱정이다. 이 또한 지나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문경민 작가는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안다. 위기에 놓인 아이들의 사정을 어른의 시각이 아닌 또래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아이들에게도 회복탄력성이 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해 주는 어른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아이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다. 그 과정이 다소 힘들 뿐이지 잠재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어두운 그늘은 더 짙어간다. 학교 안에는 가정의 아픔으로 상처가 곪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다. 자칫 못 보고 놓칠 수 있다. 꼭꼭 숨기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열세 살 우리는』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꿋꿋이 어른 못지않게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려는 아이들이 있음을 말해준다. 다양한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