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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홍길동전
  • 허균
  • 9,900원 (10%550)
  • 2021-12-10
  • : 401


고전(古典) 읽기는 모험이다. 모험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모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활력을 얻는 사람도 있다. 고전 읽기도 그렇다. 조금씩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나가면 태산처럼 보였던 것도 넘어갈 수 있다. 난공불락이었던 거대한 장벽도 무너뜨릴 수 있다. 희열은 노력에 비례한다. 나에게 있어 교산 허균은 멀리서 갈망하던 인물 중에 하나였다. 내가 살고 있는 강릉에는 지척을 두고 허균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좀처럼 가까이하지 못했던 인물 중에 하나가 허균이었다. 한 번에 쑥 접근하기 어려운 인물인지라 언저리 부분을 맴돌며 그와 친숙해지려고 한다. 

 

『홍길동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고전 중에 고전이다. 심지어 이 작품을 통해 허균을 서자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허균은 소위 말해서 뼈대가 있는 명문가의 막대 아들로 태어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금수저를 포기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개척을 넘어 개혁자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 허균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길동이가 바로 허균이 아바타가 아닐까 싶다. 신분제 사회에서 서얼, 서자는 루저일 수밖에 없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재주가 출중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대변하며 견고한 신분제 사회를 뜯어보고자 했던 허균의 사상을 『홍길동전』을 통해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오랜 세월 지나오면서 『홍길동전』도 많은 필사본으로 전해 왔다고 한다. 그중에 큰 줄기가 하나가 이 작품의 근간이 되고 있는 '완판 36 장본'이다. 각각의 해설본들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큰 재미 중에 하나일 것 같다. 허균은 이 작품을 쓸 때 많은 모함과 어려움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을 때였을 것이다. 힘겹고 어려운 싸움, 고전 속에서 쓴 그의 고전을 한 번쯤 완독해 보면 어떨까 싶다. 고전할 때 고전 읽기로 극복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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