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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비밀을 지켜 줘
  • 김서나경
  • 13,500원 (10%750)
  • 2025-03-25
  • : 730


비밀을 지켜줘! 중요하지 않은 비밀은 없어. 

 

남 얘기를 좋아하는 속성이 우리에게 있다. 두 사람이 모여서 한 사람 비밀을 잘근잘근 맛있게 퍼뜨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남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비밀을 전제로 이야기한다손 치더라도 언젠가는 주변에 퍼지기 마련이다. 세상에 비밀은 지켜질 수가 없다. 비밀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쉽게 이야기한다면 그건 비밀이 아니다. 비밀이라고 얘기해 준 상대방에 대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비밀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나 외에는 누구에게도 얘기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마지막까지 숨 죽이며 읽었다. 반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 관계는 남학생들과 달리 미묘한 심리적 기류가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친밀한 또래 관계 형성을 두세 명씩 그룹을 형성해서 오랫동안 관계를 맺는다.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관계 집단을 저마다 지니고 있다. 만약 이도 저도 아닌 홀로 동떨어져 있다면 학교 생활이 쉽지 않다. 학교를 작은 사회라고 말한다. 친구 관계 맺기가 참 중요하다. 학교 생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미묘한 갈등 관계를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이야기를 구성했다. 친구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단에서 함께 읽고 토의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 이야기다. 나 또한 얼마 전 비밀을 듣게 되었다. 직위 상 어쩔 수 없이 듣게 된 비밀이다. 교감이라는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한 가지는 인사를 다룬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의 크고 작은 인적사항을 다룬다. 그중에 아주 중요한 비밀은 인비 즉 개인의 인적 사항에 대한 비밀로 취급한다. 교감의 직급 상관인 교장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급 기관에 제출할 때에도 누가 뜯어보지 못하도록 단단히 밀봉해서 직접 서류를 챙겨 제출하기도 한다. 만약 인비가 새어 나갈 경우 대형 사고로 처리된다. 직원들의 인적 사항에 대한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을 지키기 못하고 쉽게 발설하는 경우가 있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큰 잘못이다. 진심 어린 사과로도 상대방의 상처를 씻을 수 없다. 

 

상대방의 아픔을 진심으로 생각하다면 당연히 비밀은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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