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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레디 액션
  • 노수미
  • 13,320원 (10%740)
  • 2024-05-10
  • : 319


며칠 전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아내 말을 들었어야 했다. 나름 아내를 도와준다고 아내 차에 주유를 하러 아침 일찍 그러니까 오전 6시에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 자동차 시동을 켜고 급할 것도 없는데 조급한 마음으로 지하 주차장 커브를 돌다가 그만 주차되어 있었던 자동차 범퍼를 치고 말았다.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기어코 내 고집대로 하려다 그만 남의 자동차 범퍼를. 사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그랬으니 그리 세게 부딪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되었다. 어떻게 할까? 순간 망설여졌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지나칠까. 살짝 부딪친 것인데 설마 자동차에 충격을 많이 주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고민하다가 아내에게 이실직고를 하고 다시 지하주차장에 내려가 적힌 핸드폰 번호로 차주와 통화를 했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 차량 접수도 하고. 

 

만약 그때 경미한 접촉 사고로 생각하고 그냥 전화를 하지 않고 모른 체했다면 어땠을까? 내 마음이 편했을까? 

 

거짓말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다. 다 큰 나와 같은 사람도 순간 거짓말을 할까 고민했으니까 말이다. 정직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손해 볼 각오를 하는 것이고 정당하게 피해에 따른 보상을 지불한다는 뜻이다. 원래 상처가 되어 있었던 곳에 내가 살짝 부딪친 것뿐인데라는 서운한 생각이 들더라도 엄연히 내가 저지른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이 원하는 대로 처리하는 것이 정직한 행동이다. 순간 모른 체할까 하는 생각을 가진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거짓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생산해 낼 수밖에 없다. 부끄럽고 후회가 되더라도 처음부터 사실대로 용서를 구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 드리는 것이 거짓에 대항하는 삶이다. 거짓말은 표정에 드러난다. 남을 속일 수는 있더라도 자신을 속일 수 없다. 마음이 불편한 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당장 금전적인 손해를 피한다손 치더라도 결국은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차라리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속 편하다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시인하는 길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 사고 이후로부터 나의 운전 스타일이 조신해졌다. 사고는 순간 일어난다. 서두를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행동해야 할 나이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말을 안 듣는 떼다. 운동 신경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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