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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특별한 학교의 최우수 선생님
  • 윤미경
  • 11,700원 (10%650)
  • 2024-12-01
  • : 573


민통선 안에 있는 강원도 철원 마현초등학교에 신규 발령을 받은 선생님의 특별한 학교 이야기를 읽으며 책장을 펴자마자 나의 신규 발령받았던 그때가 기억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운두초등학교.

 

나도 특별한 학교의 최우수 선생님처럼 특별한 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군이 다니던 학교에서 무려 40분을 더 올라가야 하는 첩첩산중 구름도 지나가다 머문다는 운두령 고갯길 아래 3 학급 초등학교, 운두초등학교로 군 제대 후 스물여섯 살의 나이로 신규 발령을 받았다. 

 

최우수 선생님도 첫 학교로 부임 인사를 하러 갔을 때 주무관님처럼 보이는 낯선 아저씨까지 트럭을 타고 태우러 온 것처럼 나도 홍천교육청에 신규 교사 발령 신고를 하고 학교 주무관님(당시는 기사님이라고 호칭했다) 봉고차를 얻어 타고 신규 발령지로 첫 출근했다. 굽이굽이 고갯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길을 지나 한 시간 만에 도착한 곳이 운두초등학교였다. 전교생 50명 남짓. 최우수 선생님처럼 나도 한 교실에서 두 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복식학급 담임을 맡았다. 교육대학교에서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복식학급 담임교사의 역할. 내 맘대로 창의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가르칠 수밖에. 수업 시간 절반은 3학년을 가르치고 또 절반은 4학년을 가르치고. 그러다가 아이디어를 발휘해 나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체육 수업은 전교생을 모두 모아 놓고 내가 가르치고. 

 

학교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터라 무척 빨리 학교로 온다. 그리고 아주 늦게 집으로 간다. 집에 가도 아무도 없으니 학교가 놀이터이자 보금자리다. 관사에 살았던 나도 관사에 들어가도 할 일이 없으니 아이들과 공 차고 마을 어귀 걸어 다니면서 함께 아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정도 들고 기억에 참 오랫동안 남는다. 벌써 그 녀석들이 시집 장가가고 아이들까지 낳았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첫 발령을 받은 지 벌써 30년이 가까워진다. 많은 학교를 옮겨 다녔지만 가장 기억이 남는 곳은 바로 특별한 학교 첫 발령지 운두초등학교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없어진 학교지만 내 마음 속 중심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학교다. 

 

요즘 신규 발령은 최대한 도시로 큰 학교로 보낸다고 한다. 아무래도 인적이 드문 곳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산골학교 민통선 학교 바닷가 학교 도심지와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소신껏 아이들과 재미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시골학교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선생님들이여! 한 번 도전해 보시라. 아주 작은 학교 근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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