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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푸른 사자 와니니 5
  • 이현
  • 10,800원 (10%600)
  • 2022-08-19
  • : 8,008


슬픈 날이 있다. 누구나 그렇다. 기쁨이 찾아오듯 슬픔도 찾아온다. 슬픈 일을 겪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좋은 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쁨만 누릴 수 없다. 평생에 있어 가장 큰 슬픔이 무엇일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진다. 잊을 수 없다. 푸른 사자 와니니가 그랬다. 검은 땅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책임감 있게 생활했다. 무리를 이끌며 자녀를 낳고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지냈다. 마디바의 땅에서 쫓겨나듯이 도망칠 때에는 생명도 보장받을 수 없었다. 맹수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보장받지 못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었던 예민한 감각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우두머리의 자리에 추대를 받았다. 

 

약한 이들을 모아 무리를 이루고 하이에나와 들개로부터 표범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란한 가족을 이루며 살던 와니니에게도 슬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자녀가 그만 생각지도 못하게 어이없이 죽음을 당한다.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 같은 동료에게 원망의 화살을 던지며 슬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부모란 그렇다. 바둑의 수를 복기하듯이 자녀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결국 돌린다. 

 

승승장구하던 날이 무수히 많았더라도 아무 쓰잘데 없다. 자녀가 없는 삶은 우두머리에게는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헛헛한 시간일 뿐이다. 하지만 슬픔의 나락에 빠져 있을 때에도 분명히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게 된다. 함께 슬픔을 겪고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면 긴 얘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를 얻는다. 슬픔에 빠진 이들이 있다면 조용히 다가가 함께 울고 함께 지내자.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더라도 최고의 힘이 된다. 

 

푸른 사자 와니니 5편 초원의 바람은 긴 슬픔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독자들도 슬픔이란 참 길고도 험한 터널과도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슬픔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슬픔이란 불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또 다른 삶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지금 자신의 삶이 슬픔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면 푸른 사자 와니니의 슬픔을 깊이 생각해 보시라.

 

슬픔과 기쁨의 씨줄과 날줄이 엮일 때 인생은 단단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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