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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서재
  • 율의 시선 (양장)
  • 김민서
  • 12,600원 (10%700)
  • 2024-09-27
  • : 3,336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참 어렵다. 아니 타인과 진솔한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진심보다는 가식적인 관계로 지내기 일쑤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과도 같다. 관계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특징은 시선을 피한다는 점에 있다. 눈을 맞추지 못한다. 불편해한다. 눈빛이 말해 준다. 나조차도 그렇다. 관계가 껄끄러운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본능이다. 반면 편안한 사람과의 만남은 전혀 다르다.

청소년기에 죄책감은 마음에 바윗덩어리를 얹어 놓은 것과 같다. 시선을 떨군다. 가족과도 마찬가지다. 땅에 둔 시선이 얼굴까지 올라오기까지 숱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율의 시선이 그렇다. 찬구의 운동화만 바라본다. 발에 시선이 꽂혀 있다. 의학적 치료도 효과가 없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원한다. 가족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입장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마음이 통해야 한다. 의미 없이 주고받는 많은 말보다 가끔이지만 마음으로 와닿는 몇 마디가 위로가 된다.

가족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이혼 등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인다. 아니 말을 잊고 관계의 단절을 선포한다.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상처와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아픔을 감싸는 것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 선생님들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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