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뇌를 찾아서』는 좀 특이한 과학책이다. 대개 과학 서적이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원리”를 전해주는 것과 비교할 때, 저자인 신경과학자 샨텔 프랫은 “여러분 각자의 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동하는지 잘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하는데(p.20), 그러니까 개개인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뇌과학 책 한 권을 썼다는 것이다. 저자가 밝힌 집필 동기는 매우 간명한데, “모든 두뇌는 그야말로 독특하고 유일”하며,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p.20).
저자는 차이가 발생하는 원리, 그에 따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거나 받아들이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1장에서 다루는 편향성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책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뇌는 체계적으로 기능을 분담한다고 한다(창의력과 분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것). 좌뇌가 구체적 사실(나무)에 더 주목하는 편이라면, 우뇌의 경우 전체적인 윤곽(숲)에 특화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뇌를 활용하는 수준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이다. 즉, 좌뇌를 자주 활용한다면 디테일에, 우뇌를 자주 활용한다면 큰 그림에 주목한다는 뜻이다(참고로, 좌우 뇌 가운데 더 자주 활용하는 쪽은 더 큰 반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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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차이의 발생 영역을 여덟 가지로 정리해 소개하지만, 여기에서 파생된 행동의 종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책이 담지 못한 부분까지 따지면, 세상에 존재하는 뇌의 개수만큼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의 책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일전에 『뇌 과학의 모든 역사』의 서평에서도 썼지만, “지금 과학의 방식으로는 우리 뇌, 나아가 인간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과학이 뇌와 행동의 이러저러한 경향을 관찰할 수는 있겠지만, 이 경향이 특정 개인에게 온전히 적용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어서 들었던 생각은 과학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는데, ‘과학적’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공산이 다분하다는 점이었다. ‘과학’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팩트’로 통용되고 있으며, 따라서 ‘팩트’에서 벗어난 현상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덧씌워졌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차별을 양산해내지 않는지. 『나의 뇌를 찾아서』라는 책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러한 차이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프랫이 책에 쓴 것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고루 적용되는 방식이란 사실 아무에게도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p.20~21)
이 책을 통해 개별 사람의 차이를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더 큰 과제를 남겨줬다고 생각한다. 세계와 사람을 진실과 거짓, 옳음과 틀림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연습이 그것이다. 이 연습을 혼자 한다면 딱히 무슨 의미가 있겠나. 더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하는 이유다. 읽기 만만한 책은 아니지만, 다 읽으면 그만큼 보람이 큰 책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