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디스사운드
  • 아무튼, 아침드라마
  • 남선우
  • 10,800원 (10%600)
  • 2022-03-05
  • : 463

등교시간을 맞추려면 아침마당이 시작하기 전에는 나가야 했다. 직장인이 된 지금은 텔레비전을 켜기도 전에 나가야 한다. 아침드라마는 모처럼 시간이 날 때나 아주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보았다. <엘레지>에 푹 빠져 엄마와 함께 다음 내용이 무엇일지, 저 아저씨난 왜 저러고 저 할머니는 왜 그러는지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시간에 쫓겨 엄마의 손을 잡고 달려가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TV소설까지는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표지에 나온 아드의 한 장면처럼 밈이 되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는 장면만 알고 있는 정도.

아침드라마가 폐지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 시간에 저녁드라마를 재방송한다는 말에 다시금 놀랐다. 무엇보다 아드를 사랑하는 저자가 아드를 보는 관점이 새로웠다. 힘든 일상을 견뎌내기 위한 예방주사라니, 멋지지 않은가!

아침드라마는 아침마다 우리의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편협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허무는 유연하고 급진적인 매체였던 것이다.- P40
<불새>의 세계에서 아버지가 저지른 죄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서정민은 <불새 2020> 세계에서 속죄와 사랑을 모두 쟁취한다.- P77
그때는 분명 맞았는데 지금은 틀린 것들이 보였다.- P79
아침드라마를 볼 때면 늘 조연의 순조롭고 평화로운 삶에 감탄하게 된다. 조연은 모든 면에서 대단히 출중하지는 않지만 철이 없는 대신 구김도 없으며, 쉽게 실수하고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용서받는다. 주인공에게 몰아준 위기와 고비와 역경과 운명의 장난은 조연에겐 한갓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조연은 드라마의 협찬사가 어디냐에 따라 의료기기 매장이나 의류 매장, 치킨집 등으로 종목만 달라질 뿐 사장님이라는 자리에 손쉽게 입성한다.- P103
그날 내게는 쑝쑝돈까스의 하얀 간판이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9와 4분의 3번 승강장처럼 느껴졌다.- P131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