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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디스사운드
  •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 김지숙
  • 12,600원 (10%700)
  • 2020-12-31
  • : 2,770

소녀A가 <넥스트아이돌스타>라는 오디션에서 TOP5에 들어가며 펼쳐지는 일들. 한창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중이라 더 몰입해서 읽었다. 곡을 만드는 소녀A의 모습에서 겹쳐지는 인물들도 있고, 학창시절에 벌어진 사건이 낯설지 않아서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사실은 인연이 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이어지는 구성을 워낙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구성이 금상첨화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뀔 수 있는 복잡미묘한 관계와 유명인을 향한 대중의 심리, 상처를 주고 받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사실적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의 복잡한 얼굴로, 해답보다는 질문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감동에서 그치는 책이 아니었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줘서 여운이 길게 남았다.

"선배도 무슨 사연이 있겠죠.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요, 참 다양한 사람을 봐요. 삼 분 만에 도시락을 입 안에 부어 넣고 가는 회사원도 있고, 술 취해서 허공에 화풀이하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노숙자는 매일 십오 분 동안 서성이다가 나가고는 해요. 그리고 가끔, 뭔가를 먹으면서 우는 사람들이 있어요."- P138
"그만둔 게 아냐. 사그라든 거지. 근데 난 연예인이 안 맞았던 거 같아. 지금이 더 행복해. 우리 동네 말로 나같은 애들 ‘천지 삐까리’만큼 많고, 뭐 미련도 없어."- P139
나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게 행동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기로 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았고,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지도 않았다. 누가 말을 걸까 봐 이어폰을 끼고 있거나 사람이 없는 복도를 볼 일이 있는 것처럼 돌아다니고, 일부러 이어폰을 잔뜩 꼰 다음에 그걸 풀려고 애쓰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P149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자 수치심이 몰려왔다. 나는 유진이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동시에 서지희가 두려웠다.- P152
열일곱 살에 나는 인생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변화는 계속 일어났고, 스물셋인 지금, 나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와 있었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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