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디스사운드
  • 공부가 인생에 무슨 쓸모인지 묻는다면?
  • 이진민 외
  • 12,600원 (10%700)
  • 2025-03-10
  • : 1,281

정치철학자, 소설가, 사회적기업가, 응용언어학자가 공부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한 책. <철학, 내 삶의 101>편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공부의 쓸모를 네 가지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추천하는 책 목록이 저마다 달라서 ‘다음에 뭘 읽으면 좋을까?’하는 행복한 고민도 생겼다.


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한 3부에서는 최근 보았던 여성 의제가 많이 떠올랐다. 여성을 위한 최소한의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사회로 후퇴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말할 때마다 사지가 멀쩡하다는 이유로 악의적인 괴롭힘을 받고 있으니까. 특히 여성이 의견을 내면 괴롭힘을 사람을 생매장하는 수준에 이르기 일쑤다. 약자를 약자로 인식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각 부에서 추천한 책 중 읽어보고 싶은 목록을 남겨둔다.


『소피의 세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동굴 밖으로 나온 필로와 소피』,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열정(산도르 마라이 지음)』, 『어른이 되면』, 『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 『단단한 영어공부』,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성 수업』,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철학의 쓸모는, 모든 것을 쓸모라는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바로 그런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데 있습니다.- P13
진짜 문제는 제가 뭘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몰랐던 거였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잘 모르면서도 안다고 생각한 거였습니다. 모르면 궁금해하고 질문하면 좋은데, 생각도 별로 안 해 보고 그냥 안다고 생각했어요.- P21
방향을 모르고 달려가는 것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겁니다. 장시간 공들여 물을 길어 왔으면 원하던 꽃을 피울 수 있게 그동안 생각해 둔 꽃밭에 부어야 하는데, 물을 빨리 많이 긷는 데만 급급해서 정작 물을 어디로 날라야 하는지 모르는 바보가 되는 거죠. 가족이나 타인에 휩쓸리지 말고, 삶의 골목마다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P25
전쟁 후의 폐허에서 생존이라는 시대적 명제를 받아 안았던 지난 세대는 그렇게 해서 우선은 돈을 벌고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방법과 기술에 과도하게 주목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것이 대를 이어 관성처럼 남아서는 곤란합니다.- P31
"쓸모와 인간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라는, 인간을 쓸모로 판단하고 파악하려는 거대한 움직임에 콧방귀를 뀌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의 쓸모입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그런 거거든요.- P42
당선자 앞에 앉은 저는 웃을 수만은 없었어요. 등단의 기쁨은 순간이고 당장 내일부터 커다란 불안이 몰려올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매 순간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계속해도 좋을지 잘한 선택인지 불안해할 테니까요.- P62
유한한 삶 속에서 한 개인의 경험은 한계가 있죠. 하지만 같은 조건 속에서도 누군가는 그 세계를 확장시킵니다. 욕망을 품었으나 실패하는 이야기 속 인물을 통해 우리는 깨닫습니다. 삶의 복병은 도처에 있고 느닷없는 복병 앞에서 우리는 이야기 속 인물의 생각과 행동을 가져옵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낯선 상황은 더 이상 낯선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견딜 만할 수 있습니다. 아니, 여러분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74
새로운 단어를 하나 보고 나니 세상을 칠할 수 있는 물감이 하나 더 생긴 느낌. 새로운 단어를 안다는 건 세상을 더 선명하게 색칠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치 12색 물감만 갖고 있었다가 24색 물감을 샀을 때의 환한 느낌처럼요.- P142
언어가 생각의 도구라는 말은 단순히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내 생각이 형성된다는 말도 되어요.- P147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