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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책디스사운드  2025/03/28 13:43
  •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13,320원 (10%740)
  • 2022-02-09
  • : 1,133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작가의 책. 읽으려고 기억해뒀던 책인데 기대한 것만큼 재밌게 읽었다.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하려는 면에 깊이 공감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때로는 나와 나의 거리가 타인과의 그것보다 훨씬 멀었다. 나는 나의 고향이자 타향이었고, 모국이자 외국이었으며, 그 어딘가의 경유지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삶이란 집에 대한 그리움으로 현재는 집 밖에 있음을 인식하게 되는 여행일지도 몰랐다.- P006
사실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입을 모아 좋다고 하는 것들이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누구도 내 삶에 나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P017
한 사람의 악행에 어째서 두 사람의 순수를 해하는 힘이 실릴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지독한 억울은 거의 통증에 가깝다는 사실을 배웠다. 실제로도 가슴속이 아렸고, 그 부분에 얹힌 울분을 빼려고 팡팡 두드리다 보면 겉도 아파졌다.- P028
사랑은 어감이 예쁜 글자를 취한 것만으로 아름다움을 다하여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남은 거라곤 어떠한 추잡이나 멸시나 포기 따위의 축축한 심정인 것만 같았다.- P037
나를 꼭 닮은 사람이란 초상화라기보다 필터가 하나도 적용되지 않은 셀카 같은 것이었다. 아름다움보다 아름답지 못한 결함을 비춘다는 얘기였다.- P38
부모님은 진작 ‘네 멋대로 살아라’라며 포기했는데, 의외로 또래 친구들이 열띤 말을 보탰다. 부모님은 절대적 공경의 대상이고 드높은 태산일 뿐 시시때때로 클라이밍하는 암벽이 아니라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부모님이 더 높아지려고 나를 낳지는 않았다고 믿었다.- P117
공포는 마비의 형태로 온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P121
이제는 아파트 단지 불빛이 디즈니랜드보다 비현실적이야. 진정한 꿈과 환상의 세계는 놀이동산이 아니라 수도권 24평형 신축 아파트인 거야.- P132
너무 깊은 우정과 너무 맞는 말의 조합은 어쩐지 재수가 없다고 느껴졌다.-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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