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이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 버려진 원통함을 외면하지 말거라.- P139
대현이 다시 오라고 힘없이 손짓했다.
"팔줘봐."
"나는 이래라저래라 명령하는 거 별로…"
"감히 왕자의 명령에 불복한다고?"
"왕자라는 칭호를 떼면 뭐가 남죠?"
무력한 모습에 담대해진 내가 심술궂게 말했다.- P163
"그렇다면 왕을 배신할 용의도 있어? 언니를 만날 수 있다면?"
대현이 물었다.- P169
대현의 입꼬리가 실룩였다. 이 아이는 뭘까? 양반 출신이면 유교 사상으로 자랐을 텐데. 어렸을 적부터 고분고분 순종해야 한다고 가정에서 철저히 주입했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슬은 철딱서니 없이 행동했다.- P169
가장 은밀한 비밀을 들려줘요. 대현은 내게 가장 치명적인 비밀을 말해 줄 의무가 있었다. 언니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저버릴때 협박용으로 쓸 수도 있을 만큼 끔찍한 비밀을.-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