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나의서재를 하나 만들어볼까 생각하게 된 건 극히 최근의 일이다. 지난 이삼년동안 내가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한 책들을 대강 세어보니 교보에서 구입한 책이 알라딘보다 다섯배는 많다. 직접 교보 가서 산 책까지 포함하면 아마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일요일마다 갈 데가 없으면 교보 가서 소일했던 덕분이다. 따라서 만든다면 교보문고에 만들어야 할 텐데, 여기다 만들려고 한 이유는 단순히 알라딘 서재를 이용하는 독서광들이 더 많다는 이유때문이다. 이제는 소수파의 취미가 되어버린 책읽기와 책이야기하기. 비록 더불어 수다떨면서 꺄아 이책 좋아 하고 수선을 피우지 않더라도, 내가 읽은 책을 틀림없이 읽었을 누군가들과 함께 한 공간에 거주하고 싶었다는 이야기지.
어쨌든 그래서 마이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이미 구입한 책 가운데 목적성을 지니고 샀던 책들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묶어본다. 알라딘에서 사지 않은 책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좀 거북하다. 좀 있다 생각해 보기로 하고.
알라딘이 문을 연 뒤 처음 사용하던 메일 주소를 잃어버렸다. 아무리 기억해내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왠지, 그때 샀던 책들까지 잃어버린 느낌이다. 정리벽이 별로 없는 나의 나쁜 습관을 교화하기라도 하듯, 기록은 사라졌다. 기왕 나의 서재를 만든 김에, 내가 가진 책들을 정리해서 올려볼까 싶다. 허공에다 매달아둔 나의 정신의 편력은 이삿짐 속에 이리저리 떠돌다가 고물상 아저씨의 리어카 속으로 책 그 자체가 사라진 다음에도 남아있겠지.
그나저나,
공부하지 않기로 한 다음에도 내가 이렇게 많은 책을 사고 또 읽었구나. 미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