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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정원

한국의 사냥 소설인 맹수와 사냥꾼을 소개하면서 한국에 또 다른 사냥 소설이 있나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의외로 일제시대부터 사냥 소설이 나왔더군요.

1.김동리-황토기(1939년)

온전한 사냥(수렵)소설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김동리의 소설에서는 한국 전통의 사냥꾼이나 포수 집안의 원시적인 생명력과 숙명론적 세계관이 자주 등장하면서 힘과 본능의 대결 속에서 수렵 문화의 편린을 엿볼 수 있습니다.


2..이태준-사냥(단편소설 1942년)

이태준의 《사냥》은 사냥이라는 행위를 통해 1940년대 일제강점기 말기 지식인의 억압된 내면과 야성(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린 심리주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안회남-농민의 비애(1948년)

안회남의 농민의 비애는 수렵 소설이라기 보다는 사냥이 주제 의식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 미군정 시기까지, 지주들의 횡포와 가혹한 곡물 수집(공출) 제도로 인해 평생 쌀밥 한 그릇 배불리 먹지 못하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농민들의 비참한 삶을 다루는 과정에서 주인공 서대응 노인이 산속에서 발견한 노루를 사냥해 굶주린 가족을 먹여야 겠다는 일념으로 와이로 사냥하는 처절한 과정속에서 결국 추위와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는 내용입니다.


4.황석영-포수(단편소설 70년대 중반)

환석영의 포수는 근대화가 진행되던 시기 점차 사라져가는 사냥꾼(포수)의 삶과 쇠락해가는 전통적 가치를 묵직하고 리얼리즘적인 시선으로 포착하는데 주인공인 늙은 포수는 도시의 밀렵꾼이나 권력자들의 유흥을 돕는 보조자로 전락하거나, 생계를 위해 불법적인 사냥(밀렵)을 감행해야 하는 비참한 처지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적 가치와 자본주의 체제에 짓밟힌 민중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윤현승-뫼신 사냥꾼(2013년)

한국 장르문학에서 손꼽히는 명작으로, 조선 시대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아라한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 때문에 타락한 산신(뫼신)들을 사냥하는 뫼신 사냥꾼 '한호'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6.조경해-멸망한 서울의 괴물 사냥꾼(2022년)

판타지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변이된 괴수들을 추적하고 사냥하는 생존과 수렵 위주의 현대 판타지 소설입니다.


한국에서 수렵(사냥)소설은 의외로 찾기 힘든데 실제 김왕석의 맹수와 사냥꾼외에는 전통적인 수렵소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에 적은 김동리,이태준,안회남,황석영등은 사냥을 인간과 자연의 대결·생존으로 다룬 순수 문학으로 다루기 보다는 '사냥'과 '포수'라는 극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시대적 비극을 다루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천년대 이후 등장하는 사냥소설은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 아닌 판타지 소설속의 요괴나 요수를 사냥히는 내용으로 변화 발전한 것으로 보여 전통적 의미의 수렵(소설)은 현재 그 맥이 끝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습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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