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가 봄이 온다는 입춘인데 오늘 새벽부터 영하 10도로 다시 가온이 내려갔습니다.뭐 24절기는 중국에서 온 것이다보니 한국의 기후와는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 사실 한국의 경우 3월초까지도 종종 춥기에 입춘이라고 곧 봄이란 생각을 잘 하진 않지요.
이처러 입춘이라 봄이 왔음을 알림에도 봄 같이 않은 매서운 추위를 느끼니 갑자기 중국의 오래된 시 한구절이 생각이 납니다.
바로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지요.
이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뜻으로, 환경이나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봄이 와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한자성어입니다.
이 시귀는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소군원 (昭君怨)이란 시의 한 귀절입니다.
漢道初全盛 한나라의 도(道)가 비로소 번성하여
朝廷足武臣 조정에는 무신이 충분한데
何須薄命妾 어찌 하필 박명한 아녀자인가
辛苦遠和親 괴롭고도 머나먼 화친 길을
掩涕辭丹鳳 눈물을 삼키며 궁궐과 작별하고
銜悲向白龍 슬픔을 머금은 채 백룡[2]으로 향하네
單于浪驚喜 선우는 매우 놀라 기뻐하겠지만
無復舊時容 옛 시절 용모야 다신 없으리오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自然衣帶緩 옷의 띠가 절로 느슨해지는건
非是爲腰身 잘록한 몸매를 위해서가 아니거늘
이 시의 주인공은 바로 전한 원제시대의 궁녀였던 왕소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왕소군은 고대 중국의 4대미녀중 한명입니다.


<왕소군>
왕소군은 절세의 미인이었으나 원제는 궁녀들을 직접 보지 않고 화공이 그린 초상화만 보고 선택했는데, 왕소군은 화공에게 뇌물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못생기게 그려졌고 그리하여 왕소군은 황제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궁 안에 방치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흉노의 선우가 화친을 원하며 한나라에 공주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황제는 화공이 그린 초상화만 보고 못생긴 왕소군을 시집보냈는데 보내는 날 소군의 실제 모습이 매우 아름다움을 보고 그제서야 크게 후회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춘래불사춘은 오랑캐 땅에 살면서 고향의 봄을 그리워하는 왕소군의 처지를 나타내는 시구였지만 현재는 '환경이나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봄이 와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써 사용되고 있지요.
날씨가 추운 것은 여러 모로 좋은 점도 많이 있지만 난방비가 걱정되는 가난한 서민의 입장에선 얼른 동장군이 물러나고 하루빨리 따스한 봄이 왔으며 좋겠습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