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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나라님의 서재
  • 내 눈 속에 사는 사람
  • 김정태
  • 13,320원 (10%740)
  • 2024-07-02
  • : 180


배우 <김정태>하면 영화 친구, 해바라기, 똥개 등의 강렬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 그가 30여 년간 <시>를 써왔다고 한다. 어떤 내용의 시일지 좀처럼 가늠이 되지 않는다. 지금 50대이니 20대 초반부터 시를 적어온 것이다. <김정태>라는 한 사람의 삶이 담긴 마흔일곱 편의 시, 그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

After The Storm

드넓은 초원을 볼 수 있으리

제 할일을 다한 만족감을 맛보리

새로운 삶을 향해 조용히 읊조리고

젖은 손으로 편지를 띄우는 차가운 용기를 얻어

검소한 식사로 큰 배를 채우리

그리고 빗물에 닦인 길을

허리 숙여 걸어갈 것이다

여기, 여기가

어디였는지 꼼꼼히 기록하며

내 삶은 회색빛으로 말미암아

다시금 엄숙해지고

큰바람 불어오는 언덕 위

불빛은 어른거리는 사람의 말들은 아끼면서

아껴 가면서

이렇게 바람 불어

내 생이 꼭 한가운데로 내몰리면

다시 혼자로 남겠지만

그래도 평화롭게 가슴 쓸어내리는

폭풍이 지나간 모든 밤

-내 눈 속에 사는 사람 P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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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깡패 역 등 강한 성격의 역할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시들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중환자 실에 있는 상황, 어머니의 유언으로 13년간 큰 금액의 빚을 갚아야 했다. 그런 <폭풍이 몰아치는 회색빛 삶>에 내몰리면서도 <평화롭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드넓은 초원을 볼 수 있으리라 말한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역지사지를 가정해 보지만 쉽지 않다.

시집 안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렵게 시작한 신혼생활, 젊은 나이에 떠난 형, 아무것도 못해주고 시집보낸 여동생에 관해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미안함들이 그득그득 담겨 넘친다. 아마 힘겨웠던 그 시간의 날들을 <시>에 꾹꾹 담아 버린듯하다. 그렇게 비우고 비우면 새로운 삶을 채웠다.

시집을 받고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다 눈길이 잡힌 첫 시였다. 몇 번을 눈으로 읽어보고 소리 내어 읊어도 보았다. 시를 적고 있을 당시의 감정을 느껴보고 싶었다. 창문을 거세게 흔들던 폭풍이 지나가고 무엇을 보며 썼을까?

읽는 동안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지난 시절이 생각났다. 김정태 배우가 아닌 시인 <김정태>가 써 내려간 삶의 이야기와 함께 과거로의 타임워프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 본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체인지업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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