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 니체의 책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문장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울림을 주며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1870년대의 글이 지금도 읽히고 있으며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울림을 주는 수많은 글들 중 김미조 편역자의 선택을 받은 문장은 무엇일지 어떤 느낌을 가져다줄지 궁금해졌다.
너는 얼마나 오래 네 불행 위에 앉아 있었나? P107
꽤 많은 문장들 중 왜 이 문장을 골랐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최근 급격한 컨디션 난조로 모든 생활이 엉망인 상황이다. 나빠진 상황만을 탓하며 화만 내고 있다. <나는 얼마나 이 불행 위에 앉아 푸념만 하고 있었던가?> 책을 읽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서평을 쓰려 다시 펼치고 플래그 부분을 체크하며 거의 다시 읽었다. 마음 폭폭 찌르는 문장들이 있었다. 이래서 서평을 쓰야 하고 재독을 해야 하는 거구나라는 깨달음이 몰려왔다.
평소처럼 의연할 수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쳐 있다는 증거이다. 피곤하다고 느껴진다면 사고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 최선이다. P137
컨디션이 안 좋아 피곤한데 이런저런 일들이 쌓여 있으니 스트레스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니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산적해 있는 문제들은 일단 내려놓고 잠을 자봐야겠다. 이것이 해결책일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러나 무념무상이 되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 문장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많았다. 알고만 있는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사람들이 너를 칭찬하는 한, 너는 자신의 퀘도 위에 있는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퀘도 위에 있다고 믿어라. P176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편인가?라고 질문을 해 본다면 <YES>라는 답이 나온다. 왜?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평소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써!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이들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있는 자신이 보인다. 이제는 나만의 궤도를 찾아 걸어가야 할 때이다. 문장을 옮겨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어야겠다.
철학은 <나 자신을 찾기>가 아닐까 한다. 니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이 길을 보여준다. 이 여정에 동참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