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 중에서 6위를 한 『2666』. 912페이지 2.37kg에 일반 A4보다 큰 판형은 읽는 입장에서 압도당한다. 2013년 5권의 5권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로베르토 볼라뇨의 20주기 특별합본판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원고지 6,253매의 5부로 나누어진 글이다. 로베르토 볼라뇨는 죽음을 앞두었을 때 자신의 작품 『2666』을 각각 1년 간격으로 나누어 출간해달라고 아나그라마 출판사 사장 호르헤 에랄데에게 부탁한다. 그 방법으로 저신의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려고 한듯하다.
그러나 문학 작품 유언 집행인 이그나시오 에체바리아는 로베르토가 남긴 작품과 작업 노트 등을 읽은 후 호르헤 에랄데와 함께 로베르토의 결정과는 다르게 한 권으로 출판하기로 한다.
5부로 구성된 이야기의 연결점은 멕시코의 가상 도시 <산타테레사>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다른 인물들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산타테레사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1부는 <비평가들에 관하여>는 펠티에, 모리니, 에스피노사, 노턴 네 명의 비평가들이 아르킴볼디를 추종하야 그의 작품과 행방을 찾는 이야기이다. 그 안에서 서로의 애정과 갈등 등 복잡한 인간관계를 나타난다. 그들은 아프킴볼디의 행적을 쫓다가 <산타테레사>로 여행을 가게 된다.
2부는 칠레 출신 교수 <아말피타노에 관하여>이다. 아말피타노의 딸인 로사와 일상과 아내, 근무하는 학교와 주변에 관한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빨랫줄에 널어놓은 부분이 인상 깊었다. 로사와의 대화에서 아말피타노가 <내 책이라고 느낄 수가 없거든. P203>라고 하는 부분에서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 그럼 누구에게서 그 책을 받았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빨랫줄에 널린 책을 보고 사람들이 아빠를 미친 사람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로사의 말에 아말피타노는 <이 도시에는 빨랫줄에 책을 걸어 놓은 것보다 훨씬 끔찍한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니까. P203>라고 하다. 이 문장이 2부와 4부를 연결하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3부는 <페이트에 관하여>는 미국인 기자 오스카 페이트가 <산타테레사>에서 일어난 200여 명의 여성 살인사건을 취재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권투시합에 관한 취재를 위해 산타테레사에 도착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2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된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 사건을 기사로 쓰기로 한다.
4부는 3부에서 언급되었던 2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된 이야기 <범죄에 관하여>이다. 이 부분은 살해된 여성들에 관해 사실적인 묘사가 많다. 살해된 여성과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어러 모습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첫 살인이 발견된 때는 1993년 1월이었다. 이 살인이 발견된 이후부터 살해된 여자의 수는 늘어났다. 그 이전에는 살인이 없었을까? 발견되지 못하고 사라져간 여성들이 더 있었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작가는 현실의 상황들에서 눈을 돌리는 대부분의 방관자들에게 진실을 직시하기를 바랐는 것 같다.
5부는 1부에서 네 명의 비평가들이 찾던 <아르킴볼디에 관하여>이다. 아르킴볼디와 그의 가족, 주변인들에 대한 내용이다. 부비스가 아르킴볼디의 글을 찬양하여 출판했으며 그가 <비푸르카디아 비푸르카디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르킴볼디가 요구한 [유럽의 강]의 선인세(비서가 두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로 큰 금액)보다 많은 돈을 송금하였다는 글에는 지금은 고전문학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살아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몇몇 작가들이 떠올랐다.
왜 제목을 『2666』이라는 정했는지 모호하다. <그러므로 독자들이 나름대로 이 작품을 해석하면서 그 모호함을 메워 나갈 때에야 비로소 이 작품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P890>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독자로 그 모호함은 만약 <산타테레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여성들의 희생은 끝없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시가 아닐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로베르토 볼라뇨는 『2666』이라는 작품에 무엇을 담고자 하였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마지막 장을 덮고도 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살아가다 가끔 떠올라 다시금 질문을 할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던 순간에 <나의 무관심>으로 불행이 일어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것이다.
살인이라는 <악>에 관한 것들을 받아들이는 인간 내면에 대해 궁금하다면 추천해 본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지금도 어느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범죄의 <공모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