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7.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빅피시
「기묘한 미술관」은 우리가 모르던 미술 작품들의 신기한 사실들에 대해 알려준다. 책의 표지에 “소설보다 재미있다”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진심으로 소설보다 재미있진 않았다. 나는 미술관보단 박물관을 더 좋아하고, 미술관에 간다고 해도 집중해서 그림을 즐기지는 않는다. 소설보다 재미있지는 않다고 해도 이 책이 내가 미술 작품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해 준 것 같다. 나는 몰랐지만, 유명한 작품들 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내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작품과 이야기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다. 찾아보니 꽤 유명한 작품인 것 같은데,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었다. 집에 이 작품이 프린트된 천이 있다. 그걸 처음 보고는 그림의 분위기가 너무 무섭고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림의 뒤에 그려진 거울에 국왕 부부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스페인의 국왕 부부라면 그 당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을 텐데 뒷부분에 가장 희미하게 등장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궁금했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의 뒷부분에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그림의 중앙에 그려진 마르가리타 공주는 화가가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중이었는데, 공주가 희미하게 그려진 국왕 부부를 발견하고 공주가 다가가려 하자 옆의 시녀가 포즈를 취해야 하니 공주의 관심을 끌려 다과를 건네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냥 그림만 보면 이상할 수 있지만 그림 속 이야기를 알고 보니 굉장히 재미있는 그림인 것 같다.
내가 두 번째로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이번에는 나도 알고 있었던 그림,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이다. 사실 제목은 몰랐다. 이 그림은 부부가 감자 바구니 앞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나는(나 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 작품이 그저 추수 감사 기도를 하고 있는 부부 그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1963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종의 복원을 위해 x선 촬영을 했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림 아래 희미하게 아기의 관 스케치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밑그림을 여러 번 수정하여 그렇게 단정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또다른 유명한 작품, 이삭 줍는 여인들을 알고 있는가? 이번에는 나도 제목까지 알고 있다. 나는 단순히 평범한 여인들이 이삭을 줍고있는 일상을 그린 그림인 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이 여인들은 가난한 농민 중에서도 가장 가난하다고 한다! 이 여인들은 너무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는 나머지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수확하다 떨어진 낟알들을 줍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저 평범한 여인들이라고, 가난한 줄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 조금은 미안해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루소, 밀레, 고흐, 고야, 홀바인 등등 여려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유명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을 살 때까지만 해도 미술 이야기가 재미있을 줄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화가들의 단순한 그림이야기 뿐이 아니라 그림에 숨겨진 비밀도 알려주어 재미가 두 배가 되었던 것 같다. 만약 재미있는 이야기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