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뒤표지에서도 정리해놓은 바와 같이 어디에 투자하거나 살아야 할지 결정할 때 세 가지 정도를 고려하라고 주장한다. 첫째, 행정의 연속성으로 한 번 수립된 개발계획은 시간이 지나도 어떤 식으로든 되살아나는 특징이 있으므로 이전의 개발계획을 검토해 볼 것. 둘째, 군사시설 및 접경 지역 개발에서는 안보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장밋빛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하게 고민할 것. 셋째, 환경오염이나 자연재난 등 위험요소, 대중교통 인접성 등을 철저하게 따져볼 것.
우유 한 팩을 살 때는 몇 가지 브랜드를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사지만, 막상 자동차나 집이나 주식을 살 때는 그때그때의 감으로 투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그 결정이 잘못되었을 때는 우유의 수백만 배의 피해를 보게 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어디를 콕 집어 사라고 말해주는 족집게 투자 정보지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를 살지(buy) 또는 어디에서 살지(live) 결정해야 할 때 고민해야 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다. 역시 직접 발로 뛰고 현장을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흥미롭게 읽었다. 서울에 인접한 - 어떻게 보면 멀리 떨어진 - 신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대중교통에 대한 지은이의 문제의식은 정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오래 살면 살수록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대중교통인 것 같다. 입주할 때 분양광고에서는 GTX가 2025년이면 들어선다고 하더니만 이제는 2030년도 불확실한 것 같다. 현재 살고 있는 도시에 만족하고는 있지만, 더 나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인접 도시로의, 그리고 도시 내에서의 이동 문제는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지은이의 말대로 부동산 투자에 있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이 있든 없든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가 금방 팔고 도심으로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도로를 넓히고 주차장 면수를 넓히자고 할 게 아니라 똑같은 예산으로 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달라고 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족을 위한 길입니다. _ 333쪽
부실한 대중교통은 연약지반이나 이웃한 공장 못지않게 생활과 재산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재난입니다. _ 324쪽>
각자 어디 사느냐에 따라서 나는 대중교통에 꽂혔지만, 공감하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들 '맞아, 맞아' 하면서 읽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의식주 중에서 제일 비싼 자산 중에 하나가 '주'이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 사는 것이 좋은지 관심이 없을 수가 없다. 이 책이 단 한 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21세기판 택리지로 지역별로 답사기를 내어도 좋을 것 같다. 지은이의 <서울선언> 등 전작도 읽어보고 싶고, 후속편이 나온다면 또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