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만 하더라도 다가올 미래 사회를 표현하는 수식어로 '4차산업혁명'을 주로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말은 또 다른 말로 대체가 되었다. 특히, 2021년은 국내 경제계를 그야말로 뜨겁게 달구었을 정도로 핫한 키워드였다. 그것은 바로 '메타버스'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디어에서는 메타버스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왔고 서점가에는 메타버스 관련 책들이 진열되었다. 사실 지금도 그 열기는 식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 사회에서 메타버스가 그렇게 핫한 키워드가 되었음에도 정확히 메타버스가 무엇이고 왜 그렇게 많이 화자가 되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행간엔 우스갯소리로 새로 개발되는 '친환경 버스Bus 아냐?'라는 말로 웃어넘기는 경우도 적잖이 있을 정도다.
메타버스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 본다면 '초월세계' 정도의 의미가 된다. 하지만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개념적 정의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최초로 등장한 시점은 공상과학 소설 속에서다. 1992년에 발표된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으로 그 속에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라고 정의했다. 전혀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 어떻게 1990년대 소설 속에 등장했던 이 말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될 수 있었을까.
지금의 메타버스를 있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다. 2020년 GTC2020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고 그 이후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현재의 메타버스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그 두 개가 결합된 혼합현실MR, 그리고 혼합현실에 필요한 각종 휴먼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추가된 확장현실XR과 유사한 개념으로 단지 이것들을 새로운 표현으로 이슈화 한 용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VR, AR, XR 등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메타버스를 게임 분야에만 한정 지어 생각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넓은 개념으로 본다면 게임 또한 여러 분야에 유기적으로 맛 물려 있으니 틀렸다고 할 순 없을 것도 같다.
그렇지만 메타버스가 게임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 현재 메타버스는 많은 곳에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우리들의 여가 생활, 아바타를 활용한 강의와 가상체험 교육현장, 호라이즌을 활용한 아바타 원격회의로 활용 중인 기업, 제품의 가상화와 가상피팅, 가상숍까지 등장한 e커머스, XR HUD와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동차 산업에까지 실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단지,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일반인이 볼 때 이것이 메타버스인가 아닌가 구분하기엔 그 경계가 조금은 애매한 것도 있다. 메타버스 자체가 워낙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은 과시할 만한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에 익숙하여 작은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메타버스가 핫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현재 전 세계를 바이러스 공포로 만들어버린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다. 그동안 누려왔던 현실 세계에서의 욕구가 제한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상세계였고 그것을 메타버스가 구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해 줬을 뿐만 아니라 그 단계를 넘어 이제는 새로운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산업과 경제, 커뮤니티는 현실 세계 못지않다. 향후 다가올 미래에는 현실 세계를 대신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이제는 메타버스가 없는 이전의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제 메타버스는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아니, 이미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만큼 메타버스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메타버스 시대에 투자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논하기 위한 배경지식이다.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면 메타버스에 사용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 또는 해당 분야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VR/AR/XR,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컴바이너, 웨어러블 인터페이스, 컴퓨터 그래픽, 에지 클라우드 등이 바로 메타버스에 사용될 주요 기술들이다. 이 책에는 메타버스 주요 기술 분석과 투자 포인트를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놓고 있다. 이 내용을 잘 활용한다면 다가올 미래에 전말이 밝은 투자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