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맛은 어떤 맛일까
별숲 2023/09/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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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 이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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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 2023-08-18
: 44,872
지오와 유찬이는 기차역에서 처음 만났다.
이꽃님 작가의 신간 장편 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지오와 유찬이가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한번은 지오의 시선에서
또 한번은 유찬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열일곱의 청춘은
우정과 사랑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의 선상에 놓여있다.
#지오
존재조차 몰랐던 아빠가 나타났다.
이 사실만으로도 충격인데 엄마가 그 아빠에게 가서 살으란다.
혼란스럽다. 난 엄마만 있으면 되는데...
내 눈 한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빠를 만났다.
바보 같고 짜증난다.
#유찬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린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이어폰을 끼고 살았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지오라는 여자아이.
신기하게 그 애 옆에 있으면 세상이 조용해진다.
하지오라는 이 아이 점점 궁금해진다.
#엄마
아프다. 암이란다. 지오를 끼고 살고 싶지만 여력이 없다.
있지만 없다고 여기며 살게했는데...
아빠라는 존재를 덜컥 알려주었다.
달리 방법이 없다. 지오가 그 곳에 가서 잘 적응하길 바랄 뿐...
#남경사(아빠)
나에게 열일곱살 딸이 있단다. 그리고 그 아이가 이제 내게 온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내에게는 뭐라고 하지?
지오라는 아이, 나의 딸. 잘해주고 싶지만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새별(유도부 선배)
엄마아빠 없이 두 동생과 함께 살면서 불평 한번 하지 않았다.
나에겐 유도가 있다. 열심히 웃으며 살아볼테다.
하지만 유찬이는 알고 있겠지? 그 날의 사고가 나 때문이란 것을...
불편한 것 투성이인 인생들이 모였다.
그것도 뜨거운 태양이 끓는 한 여름에.
각자의 말못할 사연들이 있다.
그 사연들은 얽히고 얽혀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그 안에서 주인공 지오와 유찬이는
서로에게 숨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된다.
제 의지가 아닌 상태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며 갑작스레 전학을 온 지오와
다른 이의 속마음을 라디오처럼 들으며 살아가야 하는 유찬이에게
서로가 숨쉴 수 있는 숨구멍이 되어준다.
사춘기 두 아이는
기댈 곳 없는 환경 안에서 친구가 되어 간다.
마냥 철딱서니 없고 충동적인 십대 아이들이 아니다.
이꽃님 작가는 외롭고 힘들고 막막하지만
꿋꿋히 버티며 살아가는 청춘을 말한다.
앞으로 지오가 아빠와의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유찬이의 불편한 속사정이 해결될 수 있을지가
이 소설의 굵직한 이야기 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도부 선배 새별과 유찬이의 관계는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재미를 더해 후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
그리고 잊지 말자.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에는 무엇보다 나도 모르게
빙그시 웃게 되는 붉그래한 사과 같은 풋풋한 사랑이 녹아있다.
유찬이가 지오에게 건내는 말들이
읽는 나도 설레이게 만든다.
"멀어지지마!"
"너랑 있으면 편안해."
이꽃님 작가가 보여주는 제목처럼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어떤 맛이 날지, 어떤 향이 퍼질지 곱씹어 반복해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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