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가자! 훌쩍 커버리기 전에!
별숲 2023/07/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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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오기 전에
- 김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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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 2023-07-14
: 375
엄마는 미리 계획을 세웠던 것 같아요. 세 식구의 여행을 말이죠. 그.런.데... 아빠는 같이 가지 못 한대요. 그래도 엄마는 말합니다. "어디든 가자!" 라고. 제주도로 짧은 1박 여행을 떠납니다. 아빠가 없어도 우린 여전히 세 명이랍니다. 나, 엄마 그리고 길쭉이가 함께니까요!!!
길쭉이는 어디든 나와 동행하는 친구이자 인형이랍니다.
그림책 <여름이 오기 전에>는
애착인형과 함께 떠난 짧은 여행 이야기입니다.
남편의 부주의로
여행의 모든 일정을 홀로 떠안은 엄마는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면서도
아빠와의 통화로 핸드폰을 놓지 못합니다.
애착인형 길쭉이와 함께 하는 아이는
엄마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무나 신이 나지요.
자신이 사랑하는 길쭉이와 함께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연치않게 길쭉이를 잃어버린 아이의 여행은
길쭉이를 향한 걱정과 그리움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여름이 오기 전에'
놓칠 수 없는 여행의 단꿈을 간직한 채 떠났던 시간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상실은 인생에 있어 너무나 익숙합니다.
저도 아끼는 애착인형이 있었어요.
원피스를 입은 양 인형이었지요.
인형이 입고 있던 원피스의 무늬와
그 부드러웠던 촉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사를 가면서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너무나 슬펐던 그 때가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그래도 14살이랍시고 내 인형 못 봤냐고
차마 묻지도 못해 혼자 끙끙 속앓이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모습의 양인형만 보면 몰래 가슴이 두근거린답니다.
그렇기에 책 속 아이의 심정이 남 일 같지가 않았어요.
결국 길쭉이를 찾지 못한 채
집에 돌아갈 시간이 다 되어 공항으로 가는 길목.
길쭉이를 그리워하는 아이와
자신의 아이에게 돌아가려는 길쭉이의 모습이
교차되어 표현된 그림은 즐거움과 그리움이 중첩되어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지는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아이와 길쭉이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그림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세요.
<여름이 오기 전에>의 표지 그림처럼
싱그러운 푸른 바다 빛깔을 추억하며
아이는 그만큼 성장해 있을 겁니다.
누구나 간직할법한 유년의 동화,
나만의 소중한 판타지 속에 애착인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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