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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숲 서재
  • 첨삭 글쓰기
  • 백우진
  • 17,820원 (10%990)
  • 2023-03-15
  • : 433

《첨삭 글쓰기》의 초반부에 모파상의 소설 《목걸이》의 인트로가 등장한다. 저자는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글을 용감하게 첨삭한다. 그리고 실제 모파상의 글이 원문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바뀐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고전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글'이라고 수용하며 독서를 해온 나에게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였다. 물론 저자는 《목걸이》의 문학성을 논하고자 인트로를 인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글쓰기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안의 예로 사용했다. 이런 저자의 태도는 글쓰기를 막 시작한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은 없다'라는 비평의 태도를 갖게 하는데 충분하다.

수많은 글쓰기 강좌가 열리고 글쓰기에 대한 가이드를 담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첨삭 글쓰기》만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의 책은 드물다. 저자는 소설 이외에 수필을 비롯한 칼럼, 기사, 보고서, 논문 같은 다방면의 글쓰기를 위한 정확한 지침을 알려준다. 글쓰기 가이드 책은 저자의 성향과 작업 방식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제안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전 글쓰기 연습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형식을 잡아주는 책은 흔하지 않기에 《첨삭 글쓰기》가 더욱 반갑다.


저자의 세부 목차 중에서 눈길을 끈 것이 있다. 바로 '줄줄 흘려 쓰지 말고, 각 잡아 써라'였다. '줄줄 막힘없이 써야 진정 작가다운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범하기 쉬운 오류를 잡아준다. 문단 간의 짜임새를 만들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원칙을 바로 아는 것. 놓칠 수 있는 작은 글쓰기 수칙 하나도 정확히 지킬 수 있는 꼼꼼함. 내 생각과 감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할 때 아마추어의 느낌을 벗어날 수 없는 그 한 끗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원칙 안에서 감성은 자유로울 수 있고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유려하게 한 번에 써 내려간 것 같이 보이는 멋진 글의 뒷면을 상상해 보자. 작가가 고군분투하며 수도 없이 수정했을 구조 잡기와 문장 쓰기의 치열함이 숨어있다. 구구절절 설득하지 않아도 《첨삭 글쓰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뒷면을 깨닫게 되었다. 난립하는 글쓰기 정보들 중 꼭 고쳐야 할 것들도 정확히 꼬집어 준다. 저자의 말대로 '정확한 글쓰기' 연습은 기본중 기본인데 우린 그동안 너무 감성에만 치우친 글쓰기에 몰두하지 않았었는지 생각해 보자. 가수가 본인 감정에만 취해 노래를 하면 청중들은 되려 감동보다는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법이니까 말이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첨삭 글쓰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진정한 글쓰기는 초고를 스스로 몇 번이고 첨삭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이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필을 쓰고 싶은가? 정확한 정보와 세상을 보는 눈을 공유하는 칼럼이나 기사를 쓰고 싶은가? 타인을 설득시킬 논문을 쓰고 싶은가? 시작은 같다. 당연한 것은 없다. 다양한 장르의 첨삭 사례와 글쓰기의 기본인 구조 잡기와 문장 쓰기 그리고 범하기 쉬운 잘못된 글쓰기 상식까지 백우진 저자의 《첨삭 글쓰기》는 당장 한 편의 글을 쓰는데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대개 글쓰기를 시작한 일반인은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무작정 쓰기 시작한다. 점점 쓰기의 양이 늘어나면서 자신감도 붙는다. 문제는 그렇게 쓴 글이 일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신이 지금 그 과정에 놓여있다면 《첨삭 글쓰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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