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2년, 1940-1942년 동안에 발표된
짧은 에세이 9편을 모아놓았다.
발표되었던 것도 있고 처음 발표된 것도 있다.
이 글들에는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독일어로 글을 쓰는 작가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데
오히려 그가 박해받는 이유가 되었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히틀러가 집권한 후 영국으로, 미국으로,
마지막엔 브라질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글을 썼다고.
9편 중 앞의 두 편인 『걱정 없이 사는 기술』과 『필요한 건 오직 용기뿐! 』은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걱정 없이 사는 기술』에서 저자에게 교훈을 주는 삶을 사는 안톤은
무소유와 (노동, 감정, 필요의) 나눔을 실천하는 인물인데
철학적이라거나 이념을 따른다기보다는 태생이 그런 인물로
『나에게 돈이란』에 나타나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인플레로 인한 고통을 대하는,
'돈에 대한 가치가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범을 보여준다.
(안톤이 그 시대를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일화와 사회적인 의견이 교차하며
마지막엔 히틀러 등장 25년 전에 출판되었던 소설을 바탕으로
히틀러가 가진 생각이 그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내재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지점에서 개인은 시대정신을 압도하며 새_시대를 이끄는 선구자인지
그 시대를 충실히 따라가는 발현자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삶을 대하는 자세, 몰입의 중요성, 사회 인식과 참여 문제 등을 두루 다루는 9편의 글들은
함께 읽어도 따로 읽어도 곱씹어 보아야 할 화두를 주는데,
반성과 위로와 희망을 위한 노력을 말하고 있어 감동적이지만
반대로 그의 죽음을 알게 되니 배신감도 느껴진다.
희망을 말하면서 죽음을 실현했기에 말이다.
너무도 예민하게 시대를 느꼈기 때문에 오히려 절망했던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고.
천천히 생각하며 읽을거리를 찾으시는 분들,
유명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 싶은 분들,
1940년대 지식인들의 고민을 함께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그의 고민은 여전히 유효하니까.
TMI :
오늘의 교훈은 "삶의 용기와 기쁨을 잃지 말자"
혁명과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가고 예술을 즐겼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