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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s Bookquilt

나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삐삐 책을 빌려가는 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내 기억속의 삐삐는 빨간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주근깨가 엄청 많은 빼빼마른 여자 아이였고, 이상하고 황당한 행동을 많이 한  아이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나는 비읍이의 엄마보다 더 못한 독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비읍이 엄마는 최소한 삐삐 영화 내용을 기억하고 노래도 잘 불렀다) 나는 삐삐 노래도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러나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비읍이가 나와 유일하게 공유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건 책과 그 속의 세계를 상상과 현실로 오가는 체험, 바로 그것이었다. 일주일 동안 린드그렌 선생님 얘기로만 일기를 쓰는 아이에겐 상상의 세계를 왔다 갔다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비읍이에겐 좋은 방향 키와 같은 존재 그러게 언니가 있다. 나는 비읍이가 너무 부러웠다.

문득 구슬 깨기에 대해 말하는 그러게 언니를 보노라니 어린이 문학에 중요한 도구는 바로 성장에 따르는 고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년에서 청소년으로 다시 청년으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그렇게 나름의 성장통을 겪는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가지각색의 모양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유은실 작가는 비읍이가 책이라는 세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자란 어른들은 어떤 구슬 깨기 과정을 겪었는지 새삼 궁금해 진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은 마음에 나부터 삐삐를 만나보려고 우리 도서실에 있는 책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도서실에 없는 린드그렌 선생님의 책 목록을 잘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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