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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s Bookquilt

내 방 찾기 전쟁 (The war with grandpa, 1984)

 



 

로버트 킴멜 스미스 글, 남궁선하 그림, 이승숙 옮김

푸른숲, 2007

 

 

강백향 선생님의 홈페이지에 놀러 갔다가 이 책을 소개받았습니다.

강선생님의 소개도 그렇지만 책 표지가 하도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싶었는데 얼마전에 읽은 <작가가 되고 싶어!>에서

그림을 그린 남궁선하 선생님의 그림이었어요.

 

 

그림이 어린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려다 재미있는 생각이 났습니다.

원서에 실린 그림이 갑자기 궁금해진 것이죠.

인터넷에서 아마존(http://www.amazon.com)에 접속해서 원서의 제목인

'The war with grandpa'을 검색창에 탁!하고 넣으면 금방 원서를 찾을수 있어요.

책 표지는 물론이고 책 속도 조금 보여주길래 열어 봤습니다.

왼쪽은 원서에 실린 그림이고 오른쪽은 우리말 책입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우리말 책에는 할아버지와 남자아이 뒤로

문을 빼꼼히 열고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바로 나머지 가족들이지요.

자 여기까지만 봐도 이 책에는 적어도 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좀더 자세히 보면 어른 셋과 어린이 둘로 나눠지지요.

 

그에 비해 원서를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원서의 그림은 단순히 할아버지와 남자아이가 큰 가방 위에 앉아 서로 등을 돌리고 있지요.

하지만 우리말 책의 그림에는 남자아이는 굉장히 심통이 난 표정인 반면,

할아버지는 여유있는 웃음을 보이며 남자아이를 살짝 곁눈질하고 있답니다.

 

저는 처음에 표지를 보고 이 할아버지는 익살스러운 면이 있겠네,하고 생각했어요.

아마도 그림을 그린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제가 잘 집어냈지 싶어요.

게다가 문틈사이로 두 사람을 훔쳐보는 나머지 가족들의 표정은 더 과관입니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든 친구라면 책 표지만 봐도 '와! 이 표정 좀봐! 재밌겠다~'할걸요?

 

내친김에 책 속에 실린 몇장의 그림을 더 살펴볼까요?

 







주인공 남자아이는 피터입니다.

피터는 여동생 제니퍼가 있었지요.

우리말 책에 실린 그림을 보면 피터가 제니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섰음을 알 수 있어요.

피터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좀 보세요!

온 방을 어질고 다니는 제니퍼를 보노라니 절로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제니퍼는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동생이지요.

물론 피터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오학년인 피터는 국어 선생님이 '우리에게 진짜 있었던 중요한 이야기를 써오라'는 특명을 받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일어난 진짜 이야기를 쓴 것이 바로 이책이예요.

책의 주인공이자 책을 쓴 이가 바로 오학년 피터인 것이죠.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피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읽어야 이 책의 재미를 100% 느낄 수 있거든요.

 

 

우리 나라는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지만 어른에 대한 어린이의 태도는

대게 순종적이고 '네'라는 대답외에 다른 말을 하지 말아야 하지요.

자칫하다간 말댓구한다며 혼이나기 일쑤구요.

 

그런 문화에서 자라는 우리 어린이들이 이 책에 나오는 피터를 보면 참 대단하다 싶을 거예요.

피터는 착하고 순한아이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자신의 방을 할아버지께

빼앗기게 됩니다. 그래서 피터가 할아버지와 '내 방찾기 전쟁'을 하게 된 것이죠.

대게 어린이라면 어른들의 결정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지요.

피터도 처음에는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친구들의 말도 그렇고 태어나서 쭉 십여년을 넘게 같이해온

자신의 방을 할아버지 때문에 양보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참기 어려운 일이였어요.

 

이쯤되면 피터가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전쟁아닌 전쟁을 하게 된 마음을 조금은 이해가 될까요?

저는 어른이라 처음에는 '참 별난거 가지고 전쟁을 하는구나'싶었어요.

우리 나라에 살면서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가 몇이나 되겠어요?

그러니 나 혼자 쓸 수 있는 방만 있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게다가 아빠나 엄마 정도의 어른이 아니라 엄청 나이가 많은 어른인 할아버지와 전쟁이라뇨?

피터와 할아버지의 전쟁은 어떻게 치러질까요? 공격!? 방어?!

 

 

저는 개인적으로 어린이에게 책을 읽힐 때 단순히 '이야기'에만 치중을 하면 너무 아깝습니다.

오늘 소개한 책도 책의 원서이야기만 한봇다리이고

요즘 영어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원서를 구입해서 또 한번 읽어보면 더 좋지요.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에게 영어책을 읽히는 것은 노래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게 영어노래를 가르쳐

영어와 친하게 지내게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우리 문화와 미국문화(글쓴이가 미국인이니까요)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아이와 이야기 해볼 수 있으니 자연스레 토론이 되지요. 토론이 뭐 별거인가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른도 참 배워야할 게 많구나 싶지요.

단순히 영어 습득이 아닌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우리에게 먼저 되어야 되겠죠.

 

책을 좋아하는 엄마들이 나서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원서에 실린 피터네 가족 그림을 올립니다.

진정한 가족의 모습은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The war with grandpa, 1984


씨앗글쓰기교실 (http://cafe.naver.com/seedhope/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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